창원특례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복리에 있는 ‘저도’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섬이다. 섬의 모양이 마치 돼지가 누워있는 것 같다 해서 돼지 저(?) 섬 도(島) 자를 쓴다.
저도가 어디인지 잘 모르겠다 하는 사람도 ‘콰이강의 다리’를 듣는 순간 “아! 거기”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구산면 육지부와 저도를 연결하려고 설치한 저도연륙교가 콰이강의 다리로 불리면서 인기를 끌었고, 다리 건너편 섬인 저도까지 걸어서 갈 수 있다.
저도비치로드(저도해안길)가 생긴 건 2010년이다. 섬을 껴안듯이 둥글게 만들어놓은 길 오른쪽에는 산을 끼고, 왼쪽에는 바다를 끼고 나란히 걸을 수 있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청량한 바다 내음과 잔잔한 파도, 상쾌한 바람과 살랑이는 나무에 나도 모르게 감탄이 나오며 오감이 반응한다.
저도비치로드는 1구간부터 3구간으로 구성돼 있는데 얼마나 먼 거리를 돌아오느냐에 따라 구간이 나뉜다. 1구간은 총 3.7㎞ 거리로 1시간 30분 소요, 2구간은 4.65㎞로 2시간, 3구간은 6.35㎞로 약 3시간 소요된다.
모든 구간의 시작점은 구복리 버스 종점(저도비치로드 주차장)이다. 첫 번째로 만나는 제1 전망대는 바다를 끼고 걷다 보면 벌써 도착했나 싶을 정도로 가깝다. 아이들도 걷기 편할 정도로 완만하다. 1㎞도 채 더 가지 않아 만나는 제2 전망대는 전망대 밑으로 푸른 바닷물이 넘실거려 붕 떠서 바다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3구간까지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는 총 4개가 있다.
2구간 끝부터 3구간까지는 ‘바다구경길’이라는 이름처럼 오래 바다를 구경할 수 있다. 제1 바다구경길부터 제3 바다구경길 끝까지 햇빛이 들지 않아 여유롭게 걷기에 좋은 곳이다. 3구간의 백미인 저도 가운데 있는 용두산(해발 202m) 정상에 오르면 탁 트인 바다 너머 거제도와 고성을 볼 수 있다.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보물 같은 풍경에 흠뻑 취했다면, 콰이강의 다리를 건너는 아찔한 경험에 깨는 것도 빠질 수 없는 재미. 콰이강의 다리는 길이 80m, 폭 1.2m의 강화 유리가 깔려 있어 그 위를 걸으면 투명한 바닥을 통해 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다. 발밑을 내려다봤더니 아, 살짝 어지럽다. <제공=창원시청>
영남취재본부 송종구 기자 jgs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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