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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방안엔 침대, 휴지통엔 콘돔…청소년 북적이는 '룸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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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 본거지' 룸카페 직접 가보니
여가부 "청소년 금지 업소로 단속 필요"
전문가 "구체적 단속 가이드라인 있어야"

[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황서율 기자, 최태원 기자] 지난 4일 방문한 서울 강북구 일대 한 룸카페. 청소년 출입 시간이 끝나가는 오후 10시가 가까워지자 앳된 청소년 커플이 하나둘 방에서 나왔다. 이들이 머문 룸카페 안은 '카페'와 거리가 멀었다. 앉는 것을 넘어 누울 수 있는 침대가 있었고 영화, TV 등을 볼 수 있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있었다. 철문으로 된 문엔 유리가 없어 복도에서 보면 숙박시설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였다. 화장실 휴지통을 열어보니 콘돔이 있었다. 룸카페에서 아르바이트 중인 김모씨(23)에게 청소년 관리 여부에 관해 묻자 "화장실은 사장님이 치우신다"며 "청소년들이 룸카페에서 성관계를 하는지는 정확하게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르포]방안엔 침대, 휴지통엔 콘돔…청소년 북적이는 '룸카페' 4일 방문한 서울 강북구 일대 룸카페. 방 안에는 침대와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있었다. 룸카페는 문을 닫으면 외부에서 내부를 보기 어려운 구조였다./사진=공병선 기자mydill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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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는 모텔과 유사한 형태로 운영되는 룸카페가 청소년 출입금지 업소에 해당한다며 더 강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청소년 출입·고용 금지업소 결정 고시에 따르면 업소 구분은 허가, 인가, 등록, 신고 여부와 관계없이 실제 이뤄지는 영업행위를 기준으로 한다는 게 여가부의 설명이다. 룸카페는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있지만, 침대 등이 설치돼 청소년들의 일탈로 이어진다면 청소년에 유해한 장소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청소년들이 룸카페를 탈선의 장소를 이용했다. 밖에서 안을 볼 수 없는 완전히 밀폐된 공간인 동시에 한 시간 1만5000원이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오후 2~5시 서울 홍익대학교 인근 상권에 위치한 룸카페엔 청소년들이 줄이어 방문했다. 여성 청소년 3명이 함께 오기도 했지만, 간혹 남녀 청소년끼리 오는 경우도 포착됐다. 룸카페 아르바이트생 정모씨(26)는 "룸카페엔 거의 청소년만 온다"며 "문 닫혀 폐쇄적인 공간이다 보니 청소년들이 성행위를 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씨는 "청소년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면서 "성인들이 다녀간 후에도 피임기구가 발견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르포]방안엔 침대, 휴지통엔 콘돔…청소년 북적이는 '룸카페' 4일 오후 방문한 홍대입구역 일대 룸카페는 문에 유리로 된 부분이 있었지만 불투명한 시트지가 붙어 있어 역시 외부에서 내부를 보는 것은 불가능했다/사진=황서율 기자chestnut@

룸카페와 같은 밀폐된 장소는 청소년 일탈의 본거지로 계속해서 지목됐다. 1990년대 비디오방을 시작해 DVD방, 멀티방 등도 과거 홍역을 치른 장소들이다. 그럴 때마다 정부는 강한 규제로 문제를 해결했다. 2007년 비디오방에서 성행위가 자주 일어난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출입문에 유리문을 설치하고 가려선 안 된다", "침대 또는 침대 형태로 변형된 의자나 3인용 이상의 소파를 비치해선 안 된다"고 명시했다. 이번에도 여가부와 경찰청 등 정부기관은 더 강한 규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서울시는 오는 13일까지 룸카페와 멀티방 등을 특별단속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청소년들은 규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보였다. 고등학생인 강모군(18)은 "룸카페가 모텔처럼 사용되는 것은 분명한 문제지만 단속과 폐쇄일변도의 정책엔 반대한다"며 "장소 자체를 규제하고 문 닫을 게 아니라 청소년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단속하고 그런 행동을 하지 않도록 교육하는 게 실효성 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고등학생 이모양(18)은 "룸카페가 문제인 게 아니라 부적절한 행위를 하면 안 되는 장소에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게 문제인 것 같다"면서 "룸카페 업주들이 청소년 커플들을 받지 않는 등 스스로 자정하는 노력을 했는지 의문이고 만약 이들을 거부할 수 없었다면 거부할 수 있도록 권한을 줘 예방하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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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탈선을 막기 위해서는 '룸카페' 같은 사각지대에 대한 규제 기준이 구체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자체에서 무작정 단속하는 것보다는 청소년이 유해한 활동을 하지 않도록 물리적 공간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며 "가령, 룸카페 공간이 밖에서 안을 볼 수 있게 돼 있는지, 인터넷 등에 청소년이 성인사이트를 방문할 수 없도록 보호 프로그램이 설치돼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청소년의 성과 관련해서는 건전하게 이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교육하는 쪽으로 가되, 이런 장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성폭력 등 범죄를 어떻게 막고 줄일 것인지에 대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최태원 기자 skk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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