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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 성폭력"…'北인권' 최대 화두는 女, 국제사회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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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존여비·성폭력 만연…"신고하나 마나"
"약자 중심 접근,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
한·미·유엔 공조, 유의미한 성과 기대

[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권 문제에서 '여성'이 핵심 화두로 부상했다. 최근 한미 양국은 물론 유엔까지 나서 북한인권을 집중 조명하고 있는 만큼 북한 여성의 인권 실태가 주목을 받고있다.


6일 통일부와 통일연구원에 따르면 북한에선 여전히 '남존여비(남자는 높고 여자는 낮다, 男尊女卑) 사상이 지배적이며, 여성에 대한 폭력이 일상화됐다.


북한 당국은 여성권리보장법을 만들어 '모든 형태의 여성에 대한 차별을 금지한다'고 선포했지만,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위치가 아닌데다 기본권에 대한 제약도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방한 중이던 지난달 30~31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 여성 및 여아의 인권 상황에 관한 국제회의'에서 "향후 몇 달간 북한 내 여성의 인권 상황을 우선적으로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여성'에 방점이 찍힌 이번 논의는 다음 달 유엔 인권이사회 회기에 제출되는 특별보고관 보고서에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살몬 특별보고관은 특히 성(性) 기반의 접근과 피해자 중심 사고의 중요성을 거듭 역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다수의 주민들이 인권을 보장받기 어렵지만,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위치에 있는 여성을 중심으로 선제적인 문제 제기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철저한 女차별, 만연한 성폭력…"제대로 처벌 안 돼"
"일상적 성폭력"…'北인권' 최대 화두는 女, 국제사회 나서나 '김정은 집권 10년' 경축하는 북한 주민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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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에선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고 있지만, 남녀가 선택할 수 있는 직종은 다른 것으로 전해진다. 남성과 여성을 동등하게 바라보지 않는 기조가 깊숙하게 자리 잡은 탓이다. 당 진출에서도 능력이 아니라 외모나 인맥과 같은 요소들이 여성의 간부 등용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인식도 있다.


30대 여성 북한이탈주민(탈북민) A씨는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북한에선 '남자가 일을 하고 여자는 결혼을 잘해서 순종하며 살아야 한다'는 식의 인식이 굳어져 있다"며 "최근 몇 년 동안에는 여성도 장마당에 나간다든지 해서 돈을 벌 수 있게 됐지만, 사회생활을 한다기보다는 육아와 집안일, 생계를 유지하는 것까지 노동이 늘어난 것밖에 안 된다"고 증언했다.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의 수준은 현대사회에서 유사한 예를 찾기 어려운 수준으로 알려졌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강간과 성희롱 등 성폭력이 일상적으로 자행되고 있다는 증언도 꾸준히 수집되고 있다. 향후 북한인권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하고 국제사회 차원에서 북한 당국을 압박하는데 '여성'이 우선적인 안건이 될 것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50대 여성 B씨는 "뼈가 부러지는 정도가 아니면 남편에게 맞아서 신고해도 크게 조치가 취해지는 건 없다"며 "이혼도 빨리하려면 돈(뇌물)을 주고 처리해야지, 아니면 3년도 넘게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한 드라마가 유통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폭력은 미개하다'는 인식이 생기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여전하다고도 덧붙였다.


특히 군대가 주둔한 지역을 중심으로 성폭력이 만연하며, 신고가 제대로 이뤄져도 '노동교화형'이 아닌 돌격대 파견 등 처벌이 축소된다는 전언이다. 인신매매를 당해 중국에 끌려간 뒤 다시 북으로 강제 송환된 경우에도 비법국경출입죄를 저지른 '범법자'로 몰아가고, 조사 과정에서 낙태를 종용하거나 갓 태어난 영사가 죽도록 방치하는 등 비인도적 처우도 심각하다는 증언도 나온다. B씨는 "취조원이 '무얼 숨겼느냐'면서 발가벗겨 놓고 항문 검사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고 털어놨다.


"국제사회 나서야"…'한·미·유엔' 공조 성과 낼까
"일상적 성폭력"…'北인권' 최대 화두는 女, 국제사회 나서나 판문점 찾은 권영세 통일부 장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과 인권 침해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과 아동, 장애인 등 약자 중심으로 접근하는 게 매우 시급하면서도 중요한 과제"라며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는 측면이나, 정치범 수용소 등 정치·군사적 인권에 문제를 제기하면 북한 당국이 반발할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도 (여성 인권에 대한 문제 제기가) 가장 실질적인 접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도 북한 여성과 여아들에 만연한 차별과 성폭력, 탈북 여성의 인신매매 위험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 대사는 "북한 정권의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북한을 압박하고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 차원의 대북 압박 노력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미국은 최근 6년간 공석이던 북한인권특사 자리에 줄리 터너 미 국무부 과장을 지명, 본격적으로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특히 우리 정부의 이신화 대사와 유엔의 살몬 특별보고관 등과 더불어 '여성'들이 북한의 '여성 인권' 문제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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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통일부는 북한인권을 올해 국정 운영의 최우선 의제 중 하나로 제시하면서 북한인권 증진 노력을 본격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오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리는 '북한인권 토론회'에 참석한다. 통일부와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동주최하는 이번 토론회는 북한주민의 생명권 보장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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