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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쇼크웨이브]①'칩'으로 옮겨간 애플 혁명..비결은 'TSMC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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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맥북 만드는 애플, TSMC와 연합해 반도체 업계 '지각변동'
전통의 인텔도 위기 빠져
'메이드인 아메리카' 반도체 경쟁도 애플에 달려
삼성은 퀄컴과 연합해 맹추격 시도

편집자주[애플 쇼크웨이브]는 애플이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며 벌어진 격변의 현장을 살펴보는 콘텐츠입니다. 애플이 웬 반도체냐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애플은 이제 단순히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만드는 회사가 아닙니다. 고 스티브 잡스 창업자에서부터 시작된 오랜 노력 끝에 애플은 모바일 기기에 사용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를 설계해 냈습니다. PC 시대에 인텔이 있었다면 애플은 모바일 시대 반도체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가 됐습니다.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망 위기와 대규모 반도체 생산라인 설비 투자가 이뤄지는 지금, 애플 실리콘이 불러온 반도체 시장의 격변과 향후 전망을 꼼꼼히 살펴 독자 여러분의 혜안을 넓혀 드리겠습니다. 애플 쇼크웨이브는 매주 토요일 독자여러분을 찾아갑니다. 40회이상 연재 후에는 책으로 출간합니다.
[애플 쇼크웨이브]①'칩'으로 옮겨간 애플 혁명..비결은 'TSMC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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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 A 씨는 1년 전 한 달이나 기다려 애플 아이폰13프로맥스를 구입했다. 소비자가격이 160만원이었지만 아낌없이 지갑을 열었다. 10년 이상 삼성 갤럭시S를 사용했지만, 후회는 없었다. 동료들은 삼성의 접는 스마트폰을 사용했지만, A 씨는 망설이지 않았다. 접는 기능은 중요하지 않았다. 조금만 사용해도 뜨거워지는 갤럭시S를 사용하다 딸의 아이폰을 만져보고 결심했다. "갈아타야겠다." 전화기 사용 시간도 넉넉했다. 아이폰 배터리가 크다고 하지만 비슷한 크기의 갤럭시폰에 비해 훨씬 오래 사용할 수 있었다. 10여년 전 갤럭시S3를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 많은 이들은 아이폰이 편리하기는 하지만 성능은 갤럭시에 못 미친다고 생각했었다.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A 씨는 최근 2021년 형 중고 애플 맥북에어 노트북 컴퓨터를 샀다. 그가 아이폰에 이어 애플워치, 에어팟, 아이패드를 줄줄이 산다는 이른바 '애플의 저주'에 걸린 것일까. 아니다. A 씨는 그저 뜨거운 노트북과 작별하고 싶었을 뿐이다. 노트북을 사용하면서 손목에 열기가 올라오는 게 싫었다. 무릎에 올려놓고 쓸 수 있는 진정한 '랩톱(lab top)' 컴퓨터가 필요했다. 배터리 사용 시간이 길면 금상첨화였다. 컴퓨터를 사용해 본 A 씨의 얼굴이 환해졌다. 장시간 사용해도 노트북이 뜨겁지 않았다. 열기를 식히기 위한 소리도 없었다. 재충전 없이도 종일 사용할 수 있었다. 2019년 형 맥북 프로 노트북PC를 사용하는 딸의 얼굴이 심각해졌다. 딱 2년 차인데 딸의 노트북에서는 이른바 '공중부양'이라고 불리는 굉음이 났다. 컴퓨터의 CPU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팬을 돌리며 나는 소리다. 얼마 전 윈도 노트북을 산 아들도 곁눈질한다. 가격은 윈도 노트북이 더 비쌌지만 성능 테스트를 해보니 A 씨의 맥북이 더 뛰어났다. A씨는 생각했다. "애플은 외계인을 고문해 맥북을 만든 것일까?"


#아이폰을 사용하는 B 씨는 삼성전자가 발표한 갤럭시S 23 실물을 만져본 후 깜짝 놀랐다. 갤럭시S23은 예전만큼 뜨겁지 않았다. 게임을 하면 맹렬히 열을 발산하던 예전의 갤럭시가 아니었다. 성능도 아이폰만큼 치솟았다. 고성능 게임도 문제없었다. "통화 녹음도 안 되는 아이폰 대신 갤럭시로 돌아가야 하나?" B 씨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애플 쇼크웨이브]①'칩'으로 옮겨간 애플 혁명..비결은 'TSMC 동맹'  애플이 자체 설계해 선보인 M1칩.
갤럭시S 위협 극복한 아이폰...정답은 반도체

A, B 씨가 느낀 변화의 답은 반도체에 있다. 애플이 들고나온 애플 실리콘(silicon)이 몰고 온 변화다. 애플 실리콘은 애플이 설계하고 대만 TSMC가 제작한 반도체다. 아이폰은 물론 맥북, 아이패드, 에어팟, 애플워치 등 대부분의 애플 제품에 A, M, W, H 시리즈 칩이 들어있다. 애플 실리콘이 애플 제품의 성능을 끌어올리면서 반도체 업계는 물론 컴퓨터, 스마트폰 시장도 후폭풍에 휘말렸다. 이제 애플을 추격할 수 있는 이는 살아날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도태된다. 승리를 위한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애플은 197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애플2, 매킨토시, 아이맥 등을 통해 PC 발전을 주도했다. 많은 이들이 애플 제품의 우수성을 알았다. 디자인도 최고였고, 운영체제(OS)도 최고였다. 최고의 제품을 내놓았지만, 오히려 애플은 위기에 내몰렸다.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는 회사에서 쫓겨났다. 문제는 심장, 즉 중앙처리장치(CPU)였다.


애플에는 컴퓨터의 영혼 역할을 하는 OS를 뒷받침하고 심장 역할을 할 반도체가 없었다. 외부에서 조달한 '심장'이 부실하니 매번 경주에 나설 때마다 막판 뒷심이 부족했다. 모토로라, IBM과 협력도 해봤지만 허사였다. 결국 잡스는 2006년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 인텔의 CPU를 애플 컴퓨터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애플이 사용하는 칩보다 인텔 칩 성능이 좋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지금 애플에는 팀 쿡 최고경영자(CEO) 외에는 '스타' 임원이 보이지 않는다. 과거 애플의 상징이나 다름없던 스티브 잡스 창업자, 아이폰의 아버지라 불리던 스콧 포스탈, 잡스와 함께 애플의 혁신을 주도한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는 애플에 없다. 잡스가 구성했던 '어벤저스급' 드림팀은 이제 없다. 남은 인물은 쿡 CEO뿐이다. 인원 구성으로 보면 쿡의 애플은 하락세여야 했다. 시장의 예상도 그랬다. 쿡이 애플 경영을 책임진 직후 부정적 시선이 긍정적 신호보다 컸다. 주가도 하락했다. 신형 아이폰이 나올 때마다 혁신이 없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쿡의 마법은 자신을 향한 의구심을 지웠다. 혁신이 부족하다는 비난을 받던 쿡이 꺼내든 '최후의 집행검'은 애플 실리콘이었다. 애플이 만든 심장이 삼성과 인텔을 압도했다. 애플 칩을 쓴 아이폰과 노트북PC가 경쟁제품을 앞서기 시작했다.


애플은 칩을 직접 제작하지 않는다. 물류 전문가 팀 쿡은 애플과 경쟁하지 않는 대만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TSMC에 칩 생산을 맡겼다. 성과가 나오자 애플은 삼성의 칩, 인텔의 칩을 자사 제품에서 삭제했다.


새로 이식된 'Designed by Apple, Made in Taiwan' 칩은 애플을 세계 최고 가치의 기업으로 이끌었다. 애플 스토어 앞에는 길게 줄이 늘어섰고 실적은 연일 치솟았다. 과거 386, 486, 펜티엄, 코어2듀오 등 인텔 CPU 브랜드를 말하던 이들이 이제는 M, A를 기억한다.


애플의 급부상은 반도체 생태계를 뒤바꿔 놓았다. 애플의 성과가 커질수록 애플 반도체를 생산하는 TSMC도 덩달아 몸집을 키웠다. TSMC가 반도체 장비 업계 '슈퍼을'로 불리는 ASML 장비를 선제적으로 설치하고 첨단 미세공정을 적용할수록 애플 실리콘의 성능은 좋아졌다. 애플과 TSMC의 결합은 시가총액 3조 달러 기업과 반도체 매출 세계 1위 기업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그사이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라던 인텔은 3위로 주저앉았다.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 1위를 지키고 있지만 파운드리에서는 TSMC에 밀리고 있다.


애플과 TSMC의 무서운 협공은 영원할까. 역공은 시작됐다. 삼성은 자체 설계한 칩 '엑시노스'를 갤럭시S23에서 배제했다. 큰 상처만 남긴 엑시노스를 위한 자비는 없었다. 자식도 버린 삼성의 결연한 의지가 엿보인다. 증권가는 삼성이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 반도체 감산에 나서지 않는 데 주목했지만, 삼성이 자체 설계 칩을 전략스마트폰에 쓰지 않은 것도 감산 못지않은 도전이다.


삼성은 절치부심 끝에 오랜 우군인 미국 반도체 업체 퀄컴과 팀을 짰다. 타도 애플을 위한 전략이다. 퀄컴이 삼성 파운드리 대신 TSMC로 거래처를 바꿨음에도 삼성의 선택은 퀄컴이었다. 조짐은 좋다. 많은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퀄컴이 삼성에 제공한 칩이 애플에 맞먹는 성능을 보였다.

[애플 쇼크웨이브]①'칩'으로 옮겨간 애플 혁명..비결은 'TSMC 동맹'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제 공은 애플로 넘어왔다. 수비해야 하는 애플-TSMC 진영이 삼성-퀄컴 진영과의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진화가 필요하다. 자칫 주춤하다가는 삼성-퀄컴의 추월을 허용할 수도 있다. 인텔도 이대로 밀려날 수 없다. 과거 반도체 시장의 역사가 이를 입증한다. 영원한 승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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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실리콘의 또 다른 이름은 '메이드 인 아메리카' 반도체의 미래다.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 공급망 회복은 최첨단(cutting edge) 칩을 미국에서 제조하는 것이 목표다. 미국이 차량용 저급 반도체만을 생산하기 위해 반도체 법을 제정해 527억 달러라는 막대한 보따리를 푼 것일까. 그럴 리 없다. 쿡 CEO는 '메이드인 아메리카' 칩을 사용하겠다고 했다. 이미 애리조나주, 아이다호주, 텍사스주에서 삼성, TSMC, 인텔이 미국 정부의 지원 속에 반도체 생산 라인을 세우고 있다. 이들 반도체 기업의 목줄을 쥐고 있는 게 애플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애플 이야기를 해보자.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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