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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경찰 폭력에 숨진 희생자 '118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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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來 최다
피해자 중 흑인 26%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지난해 미국에서 과잉 진압 등 경찰관의 폭력 행위로 인해 사망한 희생자가 1000명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30일(현지시간) 통계기관 '경찰 폭력 지도(Mapping Police Violence·MPV)'에 따르면 2022년 미국 내에서 경찰관의 폭력으로 숨진 사람 수는 총 118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0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MPV는 2021년의 사망자 수는 1147명, 2020년은 1155명이라고 밝혔는데, 올해에도 지난 1~30일 동안 67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서 경찰 폭력에 숨진 희생자 '1186명'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에서 경찰관들의 흑인 운전자 집단 구타 사망 사건에 분노한 시민들이 시위하고 있다. [사진출처=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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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찰 살해 피해자 가운데 흑인은 26%를 차지했다. 미국 전체 인구에서 흑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13%가량에 불과한데 피해자 비율은 26%에 달하는 것을 보면, 흑인이 상대적으로 경찰 폭력을 당할 위험이 더 크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2013∼2022년 경찰에 살해된 흑인은 10만 명당 7.22명꼴로, 여러 인종 중 가장 높았다. 또 이는 2.63명인 백인과 비교해 약 3배 가까이 된다.


흑인은 경찰 살해 피해자 가운데 총기 등을 소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살해된 비무장 비율도 16.5%로 최고였다. 백인은 이보다 3.5% 낮은 13.0%였다.


다른 통계 조사에서도 양상은 비슷하게 나타났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자체 집계하는 통계에서도 지난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피해자는 1096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조사에서 2021년의 피해자 수는 1048명, 2020년은 1019명이었다.


이에 대해 영국 일간 가디언은 2020년 미국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에도 비슷한 피해가 증가세라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가디언은 "경찰의 잔인함을 제한하려는 지역사회의 노력과 국제적인 관심에도 불구하고, 형사사법제도 개혁에 대한 반발이 심해짐에 따라 오히려 경찰 폭력이 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경찰 폭력은 짧은 훈련 기간과 훈련 내용 때문" 의견도

일부 전문가는 경찰 폭력의 원인을 훈련 부족 때문으로 보고 있다. ABC방송에 따르면 치안 정책을 연구하는 시민단체 경찰행정연구포럼(PERF)은 지난해 11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1만8000개가 넘는 미 경찰서에서 제공하는 훈련이 너무 구식이고 짧다"고 지적했다. 다른 나라들은 경찰 훈련에 장시간을 들이는 데 반해 미국의 경찰 기본훈련 기간은 22주가 채 안 된다. 일본의 경찰 훈련 기간은 15∼21개월, 독일은 2년 반, 핀란드는 3년인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짧은 기간이다.


또 경찰학교의 훈련 내용도 문제다. 주로 사격 등 무기 사용과 방어 전술을 강조하는 반면 소통과 위기관리 같은 연성(soft) 기술을 소홀히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 경찰은 사소한 범법 행위를 저지른 사람도 체포할 수 있는 등 과도한 권한을 갖고 있어 시민들과 잦은 충돌을 빚기도 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국 경찰은 총기와 마약 사용이 잦은 위험한 환경에서 근무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총기 등 무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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