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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온 통일' 하나원…탈북자 급감에 입소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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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코로나19 이후 국경봉쇄…탈북경로 막혀
텅 빈 하나원에 "예산 낭비 말고 통폐합해야"
통일부 "상징적 역할…교육 등 역할 다변화"

[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의 초기 정착을 담당하는 '하나원'이 변화의 기로에 섰다. 코로나19 이후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탈북민 수가 급감했고, 이에 따라 입소율이 3% 수준까지 곤두박질했다. 통폐합 논의까지 나오는 하나원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기 위해 탈북민 정착 지원 서비스에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1일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한국으로 들어온 탈북민은 누적 3만288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한 해 동안 입국한 인원은 남성 35명, 여성 32명 등 67명이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 11명부터 2분기 8명, 3분기 23명, 4분기 25명으로 하반기 들어 입국 인원이 점차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먼저 온 통일' 하나원…탈북자 급감에 입소자 '3%' 연도별 북한이탈주민 입국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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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통일부는 회복세를 단정하긴 이르다는 입장이다. 2021년 63명과 비교하면 6.3%(4명) 늘어났지만, 2020년 229명과 비교하면 여전히 72.4%(162명) 줄어든 수준이기 때문이다. 2016년 1418명을 기록한 뒤 코로나19 확산 이전이던 2019년까지 연 1000명을 웃돌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턱없이 적은 수치다.


국내 입국 탈북민 수가 급감한 배경은 북한의 '국경 봉쇄'다. 주로 북중 접경지역을 통해 탈출하는 게 탈북 경로의 시작이지만, 코로나19 이후 중국으로 가는 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최근 양국이 육상 무역을 일부 재개한 정황이 포착되긴 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아직 지역 간 이동까지 통제하고 있어 주민들의 탈출 시도는 여의치 않다.


탈북민 급감으로 텅 빈 하나원…"이럴 거면 통폐합"
'먼저 온 통일' 하나원…탈북자 급감에 입소자 '3%' 경기 안성시에 위치한 하나원 본원 [사진=통일부 제공]

탈북민 입국 인원이 줄어든 상태로 3년이 지나면서 하나원의 존재도 흔들리고 있다. 시설에 입소하는 탈북민은 극히 적은 데 반해 하나원을 운영하기 위해 여전히 막대한 인력·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하나원의 본원과 분원을 통폐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하나원의 정식 명칭은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로, 1999년 7월 통일부 산하 시설로 개원했다. 경기 안성시에 자리 잡은 본원에 이어 '탈북민 3만명 시대'가 열리면서 2012년 9월 강원 화천군에 제2하나원(분원)까지 열었다. 본원에는 탈북민 70%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 분원에는 남성이 각각 분리 입소하고 있다.


시설은 확충됐지만, 입소할 탈북민이 없어졌다는 게 문제다. 본원은 최대 600명, 분원은 500명까지 수용할 수 있지만, 이달 기준 하나원 입소 인원은 30여 명에 그친다. 기초·심화·학력 보충반까지 모두 합친 것인데도 정원 대비 3%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입소자 급감은 운용 인력의 비대칭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8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2021회계연도 통일부 소관 결산 검토보고서를 보면, 하나원에 편제된 공무원과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통일부 직원은 200명이 넘는다. 반면, 지난해 하나원 수료자는 보충반까지 합쳐도 110명에 그쳤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은 예산의 비효율을 야기했다. 지난해 하나원 소속 공무원 97명에게 지급된 인건비만 66억원에 달했다. 특히 통일부가 교육훈련 등을 통해 투입한 사업비는 2019년까지 수료생 1인당 1000만원 수준이었지만, 탈북민이 줄어든 뒤부터는 2020년 2500만원, 2021년 1억7000만원꼴로 급증했다.


"통일 의지 보여주는 상징…정착 지원 다변화 모색"
'먼저 온 통일' 하나원…탈북자 급감에 입소자 '3%' 강원 화천군에 위치한 제2하나원 [사진=통일부 제공]

그러나 하나원의 역사와 상징적 의미를 고려하면 통폐합을 논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박현선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나원을 설립한 건 탈북민이 '먼저 온 통일'로서 한국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당장 입소하는 인원이 줄었다고 통폐합을 논한다면 탈북민 정착 지원은 물론 통일에 대한 의지까지 접는 것으로 읽힐 수 있다"며 "통일과 탈북민 문제는 경제적 효율성으로만 따질 게 아니라, 중장기적 관점에서 민족적 과제로 연결 지어 풀어야 할 문제"라고 조언했다.


통일부는 우선 하나원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기존 공무원 정원(97명) 대비 20% 수준의 인력을 감축했으며, 입소 인원이 줄어든 만큼 맞춤형 교육을 실시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엔난민기구(UNHCR)의 '남녀 분리 수용' 권고를 이행하기 위해서도 본원과 분원의 통합을 논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통일부는 올해 중점 추진과제로 하나원의 역할 다변화를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탈북민 고독사 등 사건으로 지원체계를 수요자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과 연결된다. 구체적으로는 취업 연계성 강화 등 교육과정을 일자리 중심으로 개편하고, 하나원에 상주하는 의료 인력을 통해 탈북민 트라우마 치료체계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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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당국자는 "하나원은 탈북민과 북한주민 전체에 대한 우리 정부의 환대와 포용의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이라며 "최근 몇 년 동안 입국 인원이 줄긴 했지만, 하나원의 기능은 유지돼야 한다. 입국 회복에 대비해 정착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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