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요금 인상' 여파…기대인플레 한달 만에 반등

정부 새해부터 공공요금 줄인상 예고
하락했던 기대인플레 한달 만에 반등

연초 공공요금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소비자들의 물가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한달 만에 반등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12월(3.8%)보다 0.1%포인트 높은 3.9%를 기록했다.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7월 4.7%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이후 12월 3.8%로 내려왔으나 한달 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최근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안정되면서 물가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긴 하지만 앞으로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과 전기, 가스, 상·하수도 등 상당수 공공요금 인상이 예상돼 물가 불안이 다시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 역시 공공요금(75.9%)이 가장 높았고 석유류제품(33.5%)과 농축수산물(29.2%)이 뒤를 이었다. 전월과 비교하면 공공요금 응답 비중은 8.6%포인트 증가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1월에 전기요금이 올랐고 상반기 중에는 교통 요금도 상승할 것이란 뉴스가 나오고 있어 소비심리에 영향을 준 것 같다"며 "가공식품 가격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현민 기자 kimhyun81@

물가 상승세가 여전히 높지만 소비 심리는 회복 흐름이 이어졌다. 1월 전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0.7로 지난해 12월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주요 개별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숫자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35로 지난해 12월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151까지 오른 뒤 두달 연속 내림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까지 7회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긴 했지만 앞으로는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들어갈 가능성이 큰 만큼 전망치가 낮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황 팀장은 "최근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고 금리인상 속도조절과 관련된 뉴스도 나오면서 금리상승 기대가 많이 하락한 것 같다"며 "하지만 여전히 130대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고금리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고 있지만 주택가격전망지수(68)는 한달 사이 오히려 6포인트 증가했다. 최근 정부가 과도한 부동산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규제를 대폭 완화한 영향으로 보인다.

황 팀장은 "이달 초에 정부에서 규제 지역을 해제하고 부동산 세제 보완 방안도 예고해 주택가격 전망과 심리에 영향 준 것 같다"며 "다만 금리가 높은 수준이 계속되고 있어 시장의 방향성이 바뀔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