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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상품화에 치우친 기술발전, 다시 들여다볼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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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상품화에 치우친 기술발전, 다시 들여다볼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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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3’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다.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을 주제로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2023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도 이뤄졌다.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이란 용어를 처음 사용한 지도 꽤 시간이 지났다. 이즈음에서 세상의 기술 수준과 한계를 생각해 보자.


첫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감성 로봇 페퍼(Pepper)를 2014년 출시했다. 기네스북에 세계 최초 로봇 호텔로 등재된 일본의 ‘헨나 호텔’은 로봇 대신, 사람 종업원을 다시 불렀다. 손정의 비전펀드의 엄청난 손실과 2021년 로봇 페퍼의 생산 중단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인간과 속 깊은 이야기로 공감하며 상호작용을 할 로봇 출현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가까운 시일에 그런 로봇이 상업상으로 출현할 것이라는 기대는 CES 2023에서의 특정 분야 로봇 산업에의 열기와 달리 아직은 희망 사항으로 보인다.


둘째, "운전자는 법적인 이유 때문에 운전석에 앉아 있을 뿐, 차량이 스스로 운전한다." 테슬라는 자신만만하게 자신들의 자율주행 기술, 오토파일럿을 이렇게 정의했다. 한데 이게 웬일인가? 테슬라가 2016년 내놓은 전기차 ‘모델X’의 자율주행 기능 홍보 영상이 연출된 것이란 내부 관계자의 증언이 최근 나왔다. 실제 자율 주행하는 모습을 담은 게 아니라, 스스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도록 영상을 조작했다는 것이다. 테슬라의 자율주행에 의존하다 발생한 사망 사고는 10건이 넘었고 관련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소비자는 일정 시점 이후에는 자율주행차를 이용하는 것이 더 편할 것이라는 기대를 여전히 하고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가 안전하다고 믿지 않는 설문조사가 훨씬 많다. 2030년 자율주행 상용화는 현재로서는 멀어 보인다.


셋째, 2021년 이루다로 대표되는 인공지능(AI) 챗봇의 실패다. 이루다 이전에도 AI가 5년 안에 인간 수준에 가까운 대화를 할 수 있다거나 챗봇의 황금기가 곧 도래한다는 전망이 넘쳐났다. 이루다의 실패는 알고리즘을 맹신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인간과 대화하는 지능형 챗봇이 가까운 시일 이내에 구현되리라는 낙관적 전망의 근거는 여전히 없어 보인다. 현실에서는 ‘AI 챗봇’은 기술적 한계와 잦은 오류로 점철돼 있다. 물론 우리는 AI 강국을 실현해야 한다. AI 없는 미래는 퇴보이고 AI에 앞서는 나라가 부국이다.


넷째, 유발 하라리는 특이점(singularity) 시대의 사피엔스는 더 이상 유일한 인류 종이 아닐 것이라는 시나리오에 눈을 돌렸다. 하지만 여러 상황을 볼 때 기계가 사람보다 지적으로 우월해지고 미래 기술 변화가 급속도로 진행돼 인간 생활이 되돌릴 수 없도록 변화되는 기점이 근시일 내에 올 일은 없어 보인다. 기계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일 뿐 인간처럼 종합적 사고에는 약한 존재이다.


인류 역사를 보면 기술이 인류문명의 진보를 이끌었다. 하지만 기술만 지나치게 강조하면 일방만 이익을 볼 수 있고 소비자가 놓치는 게 많다. 수많은 벤처기업가만 기술을 도드라져 보이게 해 투자를 받아 이익을 챙겼다. 공모가를 하회하는 무수한 주식을 본다. 우리가 기술의 상품화에 너무 현혹된 게 아닐까? 인간, 기술, 비즈니스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며 인류의 미래를 벅차게 할 기술을 상상해 본다. 감성적 접근으로 너무 돈놀이에만 급급해한 것은 아니었나. 차분히 기술 발전과 과학혁신의 방향을 점검 해 볼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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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경 UNIST 교수/글로벌 산업협력센터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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