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 탈출한 호랑이 닷새 만에 포착…결국 안락사

8살 암컷 호랑이, 남아공 개인 농장서 탈출
남성 1명 부상…개·돼지·사슴 등 희생

동물원에서 호랑이가 먹이를 먹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김준란 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개인 농장에서 호랑이가 탈출했다가 닷새 만에 붙잡혔다. 안전 문제로 결국 안락사됐다.

19일 현지 일간지 더시티즌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셰바'라는 이름의 8살 난 암컷 호랑이가 전날 새벽 요하네스버그 남쪽 외곽 워커빌 지역의 한 주택가에서 발견돼 사살됐다.

지난 13일 워커빌의 한 개인 농장에서 탈출한 셰바는 포착되기 전까지 인근 주택가와 농경지 등을 돌아다니며 사람과 가축을 공격했다. 셰바의 공격으로 39세 남성이 다리를 다쳤으며 개 2마리와 돼지 1마리, 사슴 1마리가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닷새 동안 국립동물보호협회(NSPCA)와 경찰 등은 드론과 헬리콥터를 동원해 수색 작업을 펼쳤다. 셰바를 포착한 경찰은 안전 문제로 안락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남아공에서는 개인이 외래 야생동물을 기르는 것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호랑이와 같은 맹수의 경우, 이번 경우처럼 우리를 탈출하는 경우가 발생하면 인근 주민이나 다른 동물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야생 동물을 우리에 가둬 사육하는 것 자체가 비윤리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재 요하네스버그가 있는 수도권 하우텡주에서는 호랑이와 같은 외래 야생 동물을 개인이 소유하거나 기르는 데 있어 아무런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

케시비 나이르 NSPCA 대변인은 "호랑이는 남아공이 원산지가 아니지만, 인간의 흥미와 이윤 추구를 위해 이곳으로 옮겨져 사육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야생 동물은 말 그대로 야생에 있어야 한다"며 "사고가 났을 때 언제나 대가를 치르는 건 동물"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