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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보물'에 네덜란드 시골로 '보물 사냥꾼'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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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개 네덜란드 공문서 75년 전 보물지도 포함
은행서 약탈한 금·은·보석 묻은 위치 표시

'나치 보물'에 네덜란드 시골로 '보물 사냥꾼' 몰려 지난 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국립문서보관소가 공개한 '나치 보물상자' 위치 지도. 사진=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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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1945년 퇴각하던 나치 병사들이 약탈한 보물을 묻은 위치를 기록한 지도가 75년 만에 공개되면서 네덜란드 시골 마을에 금속탐지기를 든 보물 사냥꾼이 몰리고 있다.


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외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국립문서보관소는 지난 3일 75년간의 비밀유지 기간 종료에 따라 수용소에서의 학대 내용 및 내각 장관 회의록 등을 포함한 2차 대전 직후 작성한 공문서 1300여건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세인들의 이목을 끈 것은 단연 '보물지도'다.


이 지도는 1944년 8월 네덜란드 동부 소도시 아른험 지역을 점령했던 나치 병사들이 폭격으로 파괴된 은행에서 약탈한 다이아몬드와 루비 등 보석류와 금화, 은화 등을 탄약상자 4개에 담아 보관하다가 1945년 4월 퇴각하면서 묻어둔 곳을 표시한 것이라고 알려졌다. 만약 이 보물상자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그 가치는 1500만 파운드(약 228억원)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물 지도 왼쪽 상단에는 나침반 모양으로 방위를 표시했으며, 보물이 묻힌 곳에는 나무 세 그루와 빨간색 X자를 그려 넣는 등 지도에는 보물의 위치가 상당히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다. 이 지도의 출처는 보물상자를 묻은 병사 4명 중 1명인 '헬무트 S'라는 남자다. 그는 아직도 생존하고 있다고 알려졌는데, 함께 보물을 묻은 병사 중 2명은 전사했고 한 명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헬무트 S의 손을 떠난 지도는 이후 2차 대전 실종·사망자 등의 재산을 관리하는 네덜란드 기관인 베헤이르스연구소로 넘어갔다. 아너마리커 삼손 네덜란드 국립문서보관소 대변인은 "보물의 존재를 완전히 확신할 수는 없지만 (보물 지도를 확보한) 베헤이르스연구소가 여러 차례 발굴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독일군 병사들이 연합군의 네덜란드 동부 수복 직전인 1945년 4월 퇴각하면서 보물상자를 아른험에서 40여㎞ 떨어진 오메런 마을 외곽에 있는 포플러 나무 아래 70∼80㎝ 깊이 땅속에 묻은 것으로 보고 있다. 베헤이르스연구소는 1946~47년 3차례에 걸쳐 보물상자를 수색했고, 3번째 수색에는 당시 독일에 살고 있던 헬무트 S를 데려오기까지 했으나 끝내 보물을 찾지 못했다.

'나치 보물'에 네덜란드 시골로 '보물 사냥꾼' 몰려 2차 대전 당시 독일 병사가 약탈한 보물을 묻은 것으로 알려진 네덜란드 시골마을 오메런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렇다 보니 '애초에 보물이 없었다'라거나 '보물을 묻는 것을 본 사람이 진작에 보물을 찾아갔다'는 등 회의적인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조용했던 오메런 마을은 지도 공개 이후 금속탐지기와 삽을 든 아마추어 보물 사냥꾼들로 북적이고 있다. 처음에는 보물 얘기에 흥미를 보였던 마을 주민들은 점점 많은 외지인이 몰려들고 급기야 사유지까지 파헤치자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또 오메런 마을을 관장하는 뷰렌시 당국은 "오메런 마을은 2차 대전 당시 최전선과 가깝다"며 "그곳에는 폭발하지 않은 폭탄, 지뢰 또는 수류탄 등이 있을 수 있어 위험하므로 우리는 나치 보물을 찾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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