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
전주 대비 1.75배 늘어
소아청소년 유행 더 심각
방역당국 예방접종 독려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코로나19 겨울 재유행이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독감(인플루엔자) 환자도 이달 들어 급증하며 '트윈데믹'(감염병 동시 유행)이 본격화했다. 일선 의료 현장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만큼 방역당국은 개인위생수칙 준수 등을 당부하고 나섰다.
2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50주차(12월 4~10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30.3명으로 전주(17.3명)와 비교해 1.75배가량 늘었다.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는 38도 이상의 갑작스러운 발열과 더불어 기침 또는 인후통 등 인플루엔자로 추정되는 환자를,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환자를 뜻한다.
방역당국은 인플루엔자 유행 기준을 외래환자 1000명당 4.9명으로 잡고 있다. 올해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37주(9월 4~10일) 5.1명 이후 지속해서 유행 기준을 초과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7~12세)·청소년(13~18세)의 인플루엔자 발생이 매우 큰 편이다. 50주 기준 어린이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58.9명, 청소년은 119.7명으로 전체 분율을 훨씬 뛰어넘었다.
인플루엔자의 유행은 어느 정도 예견돼 있었다. 코로나19 유행에 따라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됐을 때는 인플루엔자의 유행이 어느 정도 차단됐으나, 방역조치가 완화되면서 대면접촉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인플루엔자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19 겨울 재유행 국면에서 인플루엔자 환자가 함께 느는 것은 방역 측면에서는 부담이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날 0시 기준 2만6622명으로 일주일 전보다 955명 늘었다. 특히 위중증 환자는 535명으로 이틀 연속 500명대로 집계됐다.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는 기침, 인후통, 발열, 근육통 등 주요 증상이 비슷하다. 이에 최근 들어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를 함께 진단할 수 있는 키트가 발매되고 있기도 하다.
질병관리청은 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해 적극적인 예방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어르신·어린이·임산부를 대상으로 한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사업 접종률은 지난 17일 0시 기준 76.1%다. 지난해보다 어르신 접종률은 1.9%포인트 늘었지만, 어린이는 2.9%포인트 낮은 상태다.
아울러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고, 특히 영유아나 학생이 감염된 경우 집단 내 전파 차단을 위해 정상으로 회복한 뒤 24시간까지는 등원·등교를 하지 않도록 권고했다. 기침 전·후 손씻기 생활화, 기침예절 지키기 등 개인위생수칙 준수도 당부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최근 인플루엔자 유행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고, 통상 1월에 유행 정점에 이른다는 것을 감안할 때 합병증 및 사망 위험이 높은 어르신은 연내 예방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어린이 또한 인플루엔자 발생률이 높고 집단생활을 통해 빠르게 확산돼 가족 내 추가 전파를 일으킬 위험이 높은 만큼 보다 많은 어린이가 접종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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