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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물가도 4.8% 상승 '고공행진'..물가 내년초까지 5%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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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세종=권해영 기자] 5%대 후반에서 오르내리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5.0%로 한풀 꺾였지만 내년초까지는 여전히 5%대 고물가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물가가 크게 올랐던 1년 전(지난해 11월)의 기저효과가 일시적으로 작용한 데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유가가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점도 물가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9.10(2020=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5.0% 상승했다. 지난 4월(4.8%)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하지만 근원물가(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는 107.78을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4.8% 상승했다. 전월에 이어 두 달 연속 4.8%를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2월(5.2%) 이후 최고 수준이다. 근원물가 중 하나인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3% 올라 전월(4.2%) 대비 상승폭이 더 커졌다. 2008년 12월(4.5%) 이후 가장 크게 뛰었다.


근원물가는 계절적 요인,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한 지표로 물가의 장기적 추세를 보여준다. 소비자물가는 7월(6.3%)을 정점으로 상승률이 꺾인 반면 근원물가는 여전히 정점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유가 등 공급측 요인이 해소돼도 수요 측면의 물가 압력이 여전히 높아 물가가 추세적으로 상승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품목별로는 가공식품, 개인서비스, 전기·가스·수도요금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했다. 공업제품은 5.9% 올랐는데 이 중 가공식품이 9.4%, 석유류가 5.6% 올랐다. 석유류 상승률은 지난 6월 39.6%를 정점으로 크게 낮아졌지만 가공식품은 6월 7.9%, 7월 8.2%, 10월 9.5%로 점점 상승한 이후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빵(15.8%), 스낵과자(14.5%) 등이 크게 올랐다.


개인서비스의 경우 외식이 8.6%, 보험서비스료가 14.9% 오르면서 6.2% 상승했다. 외식은 9월 9.0%, 10월 8.9%에 이어 오름폭이 둔화되고 있지만 생선회(9.0%) 등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물가 상승률 5.0% 중 먹거리에 해당하는 가공식품과 외식의 기여도는 각각 0.81%포인트, 1.10%포인트였다.


전기·가스·수도요금은 지난 10월 공공요금 인상으로 전월과 마찬가지로 23.1% 올랐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0년 1월 이후 상승폭이 가장 컸다.


농축수산물은 전월 대비 0.3% 올라 전월(5.2%)과 비교해 상승률이 크게 낮아졌다. 농산물은 2.0% 하락했고, 축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1.1%, 6.8% 상승했다. 농산물 중에서는 오이(-35.3%), 상추(-34.3%), 호박(-34.9%) 등 채소류 하락폭이 컸다.


물가 상승률은 10월 5.7%에서 11월 5.0%로 크게 둔화됐지만, 근원물가가 여전히 높고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물가 하락을 단정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1월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 석유류 가격 상승으로 3.7% 올라 9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도 내년 1분기까지는 5%대의 높은 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와 관련해 "11월은 굉장히 예외적인 달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11월)에는 채소 가격이 7~8% 올랐고 유가도 굉장히 많이 올라 물가 지표가 10월보다 상당폭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초 기저효과가 사라지면 1~2월에는 다시 5%대 상승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겨울철 유럽 에너지 불안으로 유가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도 변수다. 주요국 금리인상 기조에 따라 안정을 찾고 있는 환율이 다시 뛰면 수입물가 역시 다시 치솟을 수 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향후 가공식품 출고가 인상이 지속되고, 석유류 가격도 오름세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 수준에서 물가가 등락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11월 물가는 배추·무 등 채소류 중심의 농산물 수급여건 개선 등으로 상승폭 둔화 흐름이 이어졌지만 연말연초 제품가격 조정, 화물연대의 집단운송 거부에 따른 물류 차질 등 대내외 리스크가 여전히 잠재돼 있다"며 "물가를 계속해서 예의주시하며 당분간 물가안정을 최우선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근원물가도 4.8% 상승 '고공행진'..물가 내년초까지 5%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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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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