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개인 영지처럼 운영" 파산변호사들도 경악한 FTX 실태

시계아이콘01분 52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개인 영지처럼 운영" 파산변호사들도 경악한 FTX 실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AD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국제적인 조직이 아닌, 샘 뱅크먼-프리드의 개인 영지(personal fiefdom)처럼 운영됐다."


'코인판 리먼사태'를 촉발한 세계 3대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충격적인 운영 실태가 하나, 둘 드러나고 있다. 상당한 규모의 기업 자산이 무단 반출되거나 사라진 것은 물론, 고위 경영진이 별장 등에 지출한 금액만 3억달러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FTX 파산절차를 담당한 로펌 설리반앤크롬웰의 변호인단은 22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법원에서 진행된 첫 파산 심리에 참석해 "미국 기업 역사, 전 세계 기업 역사에서 가장 갑작스럽고 어려운 파산 사건 중 하나"라며 이 같이 밝혔다. 유동성 위기에 몰린 FTX는 지난 11일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한 상태다.


변호인단을 이끄는 제임스 브롬리 파트너는 이날 약 2시간에 걸쳐 진행된 심리에서 FTX 창업주 뱅크먼-프리드의 부실한 경영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간 FTX와 130개 이상의 계열사들을 조사했으나 엉터리 회계와 경영으로 인해 기본적인 회사 재정에 대한 정보조차 신뢰할 수 없고 제한적이었다는 지적이다. 브롬리 파트너는 "FTX는 경험이 없고 비전문적인 개인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었다. 이들 중 일부 또는 전부는 원칙을 굽히는 개인들"이었다며 "상당한 규모의 자산이 도난당했거나 사라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글로벌 대표 가상자산 거래소라는 FTX의 실태가 사실은 '국제적 조직'이 아닌, 뱅크먼-프리드의 개인 영지였다고도 꼬집었다. 이어 "모든 사람이 처음으로 황제가 입은 옷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표현으로 현 FTX의 실태를 정의했다. 파산 신청 직전 FTX의 지출 내역을 집중적으로 살핀 결과, 파산에 연루된 한 사업부가 바하마에서 약 3억달러 상당의 부동산을 개인휴가 목적으로 구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지난 2년간 바하마에서만 최소 19채의 부동산을 매입하는 등 뱅크먼-프리드와 그의 부모, 고위 경영진들이 고객 자금을 유용한 내역들도 잇달아 보도되고 있다.


"개인 영지처럼 운영" 파산변호사들도 경악한 FTX 실태 FTX 창업주인 샘 뱅크먼-프리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변호인단에 따르면 현재 FTX는 사이버공격에도 직면한 상태다. 앞서 FTX는 파산신청 직후 수억달러의 미승인 거래 이행 사실이 확인되며 해킹 논란에 둘러싸였다. 다만 브롬리 파트너는 도난 또는 사라진 자산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자산 도난 및 분실 관련) 우려와 분노를 이해한다"며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FTX의 실태에 대한 이날 변호인단의 발언은 지난주 새 CEO인 존 J.레이3세가 쏟아낸 비판들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과거 엔론의 파산절차를 성공적으로 이끈 대표 구조조정 전문가인 레이 CEO는 "내 40년 구조조정 경력에서 이렇게 완전한 기업통제 실패는 처음 본다"고 한탄했었다.


현재 레이 CEO는 FTX 그룹을 매각하거나 구조조정을 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다만 창업주 뱅크먼-프리드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파산 신청을 한 것에 후회를 표하며 사과했다. 그는 FTX를 구제하기 위해 투자자들과 수십억 달러의 거래를 협상하려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FTX의 구조조정을 자문하고 있는 컨설팅회사 알바레스앤마셜은 지난 20일 기준 FTX의 현금 잔고가 총 12억4000만달러(1조6826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주 추산된 잔고보다 많은 규모다.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한 계열사는 이번 FTX 붕괴의 진원지가 된 알라메다 리서치로 3억9310달러였다. 이어 레저엑스 3억340만달러, FTX 저팬 K.K. 1억7170만달러 등의 현금이 확인됐다. 다만 이는 채권자들에게 갚아야 할 최소 채무에도 미치지 못한다. FTX가 무담보 채권자 중 상위 50명에게 갚아야 할 부채는 31억달러에 달한다.


AD

이날 심리를 앞두고 핵심 쟁점 중 하나는 FTX가 채권자 명단을 공개할 지 여부였다. 존 도시 판사는 "잠재적 위험이 있다"며 당분간 비공개 방침을 확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심리를 생중계하는 줌 방송에 500명 이상이 실시간 접속하는 등 파산 관련 심리로는 이례적으로 주목도가 높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같은 날 미국 세쿼이아 캐피털은 가상화폐 거래소 FTX에 대한 투자로 1억5000만달러의 손실을 낸 데 대해 펀드 투자자들에게 사과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