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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英 '2016년 EU와 헤어진 결심' 후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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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고브 여론조사에서 브렉시트 '잘못된 결정 56%'…'옳은 결정 32%'에 그쳐
BOE 前총재 "브렉시트 탓에 인플레 심화"…상공회의소장 "EU와 협정 개정해야"

경기침체 英 '2016년 EU와 헤어진 결심' 후회 중 [이미지 출처= 유고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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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영국 정부가 지난 17일(현지시간) 증세와 지출삭감으로 550억파운드(약 88조원) 상당의 재원을 조달하는 내용의 5년 중기 재정계획을 발표했다. 최고 소득세율(45%) 대상이 확대됐고 소득세 구간이 고정되면서 이미 영국 경제가 침체에 진입한 상황에서 수백만 명이 새로 세금을 내거나 세율이 올라가게 됐다. 예산책임처는 영국의 세 부담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2019년 33.1%에서 2024년에 37.1%로 뛴다고 분석했다.


이날 영국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2016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투표에서 찬성에 표를 던진 유권자 5명 중 1명은 후회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전체 유권자 설문에서 브렉시트가 옳았다고 답한 비율은 32%에 그쳤고 잘못된 결정이었다는 응답률이 56%로 더 높았다.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는 전체 유권자 4650만 명 중 72.2%가 참가해 51.9%인 1740만명이 'EU 탈퇴'에, 48.1%인 1610만명이 'EU 잔류'에 표를 던졌다.


영국 경제가 2차 세계대전 후 최장 기간 경기 침체에 진입할 것이라는 흉흉한 전망이 나오면서 브렉시트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영국 경제가 어려워진 이유가 근본적으로 브렉시트 때문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은 지난 13일 BBC에 출연해 "브렉시트가 영국에 비용(costs)이 될 수도 있고, 기회(opportunities)가 될 수도 있다"며 "최종적인 결과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헌트 장관은 "브렉시트가 영국을 가난하게 만들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브렉시트가 지금까지는 영국에 비용이었지만 영국은 브렉시트를 엄청난 성공으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브렉시트를 옹호하는듯한 발언이지만 사실 헌트 장관은 2016년 브렉시트 투표 당시 EU 잔류를 주장했다.


영국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영국 통계청(ONS)이 지난 16일 공개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1%로 1981년 10월 이후 가장 높았다. 현재 영국의 물가 상승률은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높다. 전임 리즈 트러스 내각의 대규모 감세안이 파운드화 가치 폭락 사태를 유발하면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 침체 위기감은 더 심해졌다. 혼란이 커지자 브렉시트를 현재 영국 경제가 직면한 위기의 근원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마크 카니 전 영란은행(BOE·영국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4일 BBC 라디오에 출연해 브렉시트가 파운드 가치를 떨어뜨리고 물가 상승을 자극해 영국 경제 위기를 심화시켰다고 주장했다. 영국 정부가 인플레이션이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카니 전 총재는 브렉시트도 인플레이션의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카니 전 총재는 브렉시트 뒤 영국 경제가 위축되고 파운드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카니는 2013~2020년 BOE 총재를 역임했다.


카니 전 총재의 발언은 BOE가 사상 최장 기간 침체를 경고한 직후에 나왔다. BOE는 지난 2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경기 침체가 지난 여름 이미 시작됐고 침체가 2024년 상반기까지 이어져 관련 자료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긴 침체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 BOE 통화정책위원 마이클 손더스는 지난 14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에 영구적인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손더스는 당시 발표를 앞두고 있던 정부 긴축안을 언급하며 브렉시트가 없었다면 긴축안도 필요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브렉시트를 결정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마 긴축안에 대해 논의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세금을 올릴 필요도 없고 공공지출 삭감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더스는 브렉시트가 영국의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리고 기업 투자를 저하시켰다고 지적했다.

경기침체 英 '2016년 EU와 헤어진 결심' 후회 중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왼쪽)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 [사진 제공= AP연합뉴스]

셰번 하빌랜드 영국 상공회의소(BCC) 사무총장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하빌랜드 사무총장은 지난 7일 한 인터뷰에서 "영국 기업들은 지금까지 브렉시트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를 찾지 못 했다"며 "리시 수낵 총리가 EU와 무역협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낵 내각이 EU와의 새로운 협약을 통해 브렉시트 뒤 복잡해진 수출 관련 서류 절차를 줄이고 세금 규정을 단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까지 보리스 존슨 내각에서 환경부 장관을 지낸 조지 유스티스 의원은 영국이 브렉시트 절차를 완료한 뒤 처음 체결한 호주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잘못됐다고 지적해 논란을 부채질했다.


영국은 2020년 1월 브렉시트 절차를 완료했고 2021년 12월 호주와 FTA를 체결했다.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 후 첫 FTA 체결을 기념비적 순간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유스티스 의원은 영국이 호주와의 FTA에서 너무 많은 것을 양보하는 대신 얻은 것은 너무 적었다고 지적했다. 브렉시트로 EU라는 거대 시장을 잃은 존슨 내각이 브렉시트 충격을 상쇄하기 위해 다른 나라와 FTA를 서두르다가 실책을 저질렀다고 지적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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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티스 의원은 "특정 농산물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기한을 10년에서 15년으로 늘린 것 등 일부 내용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영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 FTA였다"고 지적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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