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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계 대격변]⑥10년 뒤엔 한국인 노벨문학상 수상자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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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출간 종수 증가세, 수상 이력도 늘어…한국문학번역원 지원 큰 힘
번역과 더불어 국제적 문학 감각 겸비가 중요
특히 다양한 질곡의 교차점에 놓인 여성 작가 주목

[출판계 대격변]⑥10년 뒤엔 한국인 노벨문학상 수상자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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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 조지훈의 ‘승무’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 법한 시지만, 그 감성을 외국인에게 전하기란 쉽지 않다. 번역 과정을 거쳐 재탄생해야 하기 때문인데, 조지훈의 승무는 번역의 어려움을 드러내는 단골 사례다. 한국에서 노벨문학상이 나오지 못하는 이유로 지목되는 사례이기도 한데, 한국인의 감성은 외국어로 담아내기에 너무 풍성하다는 변명 아닌 변명이 자주 회자됐다.


하지만 그런 흐름에 변화가 일고 있다. 2016년 한강 작가가 ‘채식주의자’(창비)로 세계 3대 문학상인 부커상을 수상하면서부터다. 번역서라는 핸디캡을 안고 이룬 쾌거에 한국 문학계는 흥분했다. 그뿐 아니다. 한강 작가는 이후 2018년에도 작품 ‘흰’(문학동네)으로 부커상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뒤이어 올해 초에는 박상영 작가가 ‘대도시의 사랑법’(창비)으로 부커상 1차 후보에, 정보라 작가가 ‘저주토끼’(아작)로 최종 후보에 올랐다.


세계적인 문학상 수상의 이유는 작품의 높은 문학성도 영향을 끼쳤지만, 그 가치를 알리는 번역역량 향상이 주된 이유로 손꼽힌다, 한국문학번역원에 따르면 번역원 지원으로 해외에 출간된 연간 출간 종수는 2011년 기준 50여 종에서 2021년 말 기준 180여 종으로 3배 이상 성장했다.


특히 해외 출판사가 한국문학의 저작권을 선계약한 뒤 이를 근거로 번역원 지원사업에 신청하는 건수가 꾸준히 증가(2014년 13건→2015년 48건→2016년 77건→2017년 95건→2018년 100건→2019년 97건→2020년 142건→2021년 156건)했다.


번역원 관계자는 “이는 해외 현지 출판시장에서 한국문학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동시에 이를 번역할 역량을 갖춘 번역가 풀도 갖춰졌음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출판계 대격변]⑥10년 뒤엔 한국인 노벨문학상 수상자 나올까

단순히 번역 건수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국제적 문학상 수상 증가세도 뚜렷하다. 2003년 한건(오정희의 ‘새’, 독일 리베라투르상)을 시작으로 2016년까지 연간 0~2건 내외로 수상 및 입후보했다, 2017년부터 7건(2017년)→12건(2018년)→8건(2019년)→16건(2020년)→17건(2021년)으로 수상 및 입후보 건수는 꾸준히 증가해 왔다. 2022년은 현재까지 수상 네 건, 입후보 여덟 건으로 집계됐다.


그 배후에는 한국문학번역원의 노력이 크게 작용했다. 2008년부터 한국문학 전문 번역가 양성 기관인 번역아카데미를 운영하며 1000명 이상의 수료생을 배출했고, 2020년부터는 문화콘텐츠 전문 번역가 양성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한국문학이 출간된 51개 언어권을 대상으로 한국문학 번역/출간, 교류행사도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오는 14일에는 한국 문학 정보를 실시간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KLWAVE) 구축을 통해 해외 출판 판권 거래가 가능한 작품에 관한 정보와 번역가 정보, 한국문학 작가와 번역서 정보 등을 통합 제공할 예정이다.


임지원 정책기획팀장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배출이 한국문학의 목표나 평가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되지만, 세계문학으로서의 한국문학이 더욱 확산하여야 수상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전했다.


임 팀장은 “세계인이 한국문학을 더 가까이 만나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노벨문학상 수상자 배출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우수한 한국문학·문화콘텐츠 번역가의 양성과 일자리 연계를 더욱 체계화하고, 국내외 출판사·에이전시 간 교류 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장은수 문학평론가는 문학 소재 선정과 수준 고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사실 번역은 시간이 가면 저절로 해결될 것 같다. 외국에서도 한국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더 중요한 건 국제 감각을 갖추는 것이다. 과거 우리 문학은 과도하게 민족주의적이거나 이념 문제를 내포했는데, 그런 것들의 한계를 넘어서면 좀 더 빠른 시기에 노벨문학상 등의 성과를 얻어낼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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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평론가는 “특히 여성 작가들에게 기대가 크다. 여러 질곡을 동시에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며 “가부장제, 분단, 급속한 서구화로 인한 전통과 현대의 대립, 모든 교차점에서 여성의 삶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세계 여성의 인간 보편성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출판계 대격변]⑥10년 뒤엔 한국인 노벨문학상 수상자 나올까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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