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등 1조원 넘는 재산에 명품 차림새 등 도마
수낵 “중요한 것은 은행 계좌가 아니라 행동”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1조원이 넘는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리시 수낵 신임 영국 총리를 두고 야당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물가가 치솟고 지출을 삭감해야 하는 경기 침체 상황에서 그의 행보를 신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수낵 총리 가족의 재산은 7억3800만 파운드(약 1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에서는 수낵 총리의 재산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노동당은 전날 의회에서 "수낵 총리의 재산은 국립 의료시설에서 일하는 간호사가 2만년을 일해야 쌓을 수 있는 재산"이라고 꼬집었다.
정치평론가들 역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수낵 총리의 재산이 집중 조명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다만 이런 상황이 그의 정치적 인기나 정책 추진에 변수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평론가들의 분석이 엇갈린다. 킹스칼리지 런던의 버넌 보그다노 정치행정학 교수는 "그의 재산이 변수가 될 것"이라며 "그가 지출 삭감에 따른 고통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취약 계층의 호소에 민감하다는 것을 입증하려면 덜 부자인 누군가보다 더 나아가야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낵 총리와 그가 소속된 보수당은 "중요한 것은 은행 계좌가 아니라 행동"이라며 비판론에 맞서고 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그랬던 것처럼 항상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낵 총리 이전에 재산으로 도마 위에 올랐던 총리는 에드워드 스탠리다. 귀족 출신인 그의 개인 재산은 700만파운드였는데, 이를 영국 물가 상승률을 감안해 현재로 환산하면 6억1300만 파운드(약 1조63억원)에 달한다.
스탠리와 달리 수낵 총리는 자수성가형에 가깝다. 그는 의사인 아버지와 약사인 어머니 슬하에서 자라 엘리트 코스를 밟고 금융계로 진출해 골드만삭스, 헤지펀드 업계에서 경력을 쌓았다. 다만 수낵 총리 가족 재산에서는 재벌가 출신 부인인 아크샤타 무르티의 비중이 크다. 무르티는 부친이 세운 인도 기술 대기업 '인포시스' 지분 1% 정도를 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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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낵 총리의 부동산 보유도 관심사다. 그의 가족은 런던에서도 부촌인 켄싱턴에 아파트 한 채, 침실 5개가 달린 주택 한 채를 소유했으며, 잉글랜드 북부에 수백년 된 저택 한 채, 미 캘리포니아에 펜트하우스 한 채를 가지고 있다. 그의 차림새 역시 눈길을 끌고 있다. WSJ에 따르면 그는 영국의 한 빈민가를 방문하면서 이탈리아 명품 구두 프라다 신발을 신은 수낵 총리의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WSJ는 "노동당은 영국 경기 침체가 예고된 상황에서 수낵 총리의 재산을 계속해서 도마 위에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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