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이어 연속으로 해상 완충구역 내 포격
9·19 합의 위반 누적 10건…"南 선제 도발" 적반하장
[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북한이 14시간 동안 동·서해 해상 완충구역으로 350여발의 포병사격을 가하면서 연달아 9·19 남북 군사합의를 위반했다. 그러면서 "적(남한)의 선제 도발에 대한 대응"이라는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19일 낮 12시30분께 황해남도 연안군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100여발의 포병사격을 가한 것으로 관측됐다. 낙탄 지점은 9·19 군사합의에 따른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 완충구역 이내였으며, 우리 영해로의 낙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군 당국은 북한의 포병사격에 대해 9·19 합의 위반이라고 규탄하며, 즉각 도발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경고통신을 수차례 실시했다.
앞서 북한은 전날 오후 10시부터 황해도 장산곶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100여발, 오후 11시부터 강원도 장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150여발의 포병사격을 감행했다. 이날 오후까지 14시간 사이 총 350발에 달하는 포사격을 가한 것이다.
지난 14일에는 오전 1시20분께 황해도 마장동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130여발, 오전 2시57분께 강원도 구읍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40여발, 오후 5시께 장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90여발, 오후 5시20분께 서해 해주만 일대에서 90여발, 장산곶 서방 일대에서 210여발 등 5곳에서 560발 넘게 무차별 포격을 가해 9·19 합의를 위반했었다.
북측은 14일 포사격 당시에도 총참모부 대변인 명의 발표로 다연장로켓(MLRS) 사격 훈련 등에 대해 "적들의 고의적인 도발 책동에 경고를 보내자는 목적"으로 대응 시위 목적의 사격을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역시 우리 군 당국의 발표 직전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오늘 오전 8시27분경부터 9시40분 사이 아군 제5군단 전방 전연 일대에서 적들이 또다시 10여발의 방사포탄을 발사하는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였다"고 밝혔다.
우리 측의 정상적인 훈련을 '도발'로 규정하고 합의 위반을 정당화하는 적반하장식 주장으로 평가된다. 또 중국 공산당 당대회 기간(16~22일) 중에도 포격을 이용한 무력시위를 이어가면서, 한반도 안보 정세가 격화되는 책임을 한미 양측에 돌리고 추가 도발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로써 북한이 9·19 합의를 위반한 건수는 총 10건으로 늘었다. 과거 대표적인 사례는 2019년 11월 창린도 해안포 사격, 2020년 5월 중부전선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 총격 등이 있었다. 이후 14일부터 이날까지 8건을 위반했다.
한편 강원 철원군 일대에선 지난 17일부터 오는 21일까지 MLRS 사격 훈련이 이뤄지고 있다. 모두 지상 완충구역 이남에서 진행된다. 철원 일대 사격장에선 매달 꾸준히 전차포와 MLRS 등 다양한 사격 훈련이 진행돼 왔고, 주민 공지를 비롯한 안내도 이뤄졌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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