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물건 절대 접근하지 말라”
2017년 9월 이후 5년만
열차 운행 중단되고 등교시간 조정
주요신문 일제히 1면 톱기사로
[아시아경제 김주리 기자] 북한이 4일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에 일본 열도가 긴장 상태에 빠졌다.
지지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7시 27분 전국순시경보시스템(J-ALERT)을 통해 해당 지역에 “미사일 발사. 미사일 발사. 북한에서 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보입니다. 건물 안 또는 지하로 대피하십시오” 라는 대피령을 내렸다.
아울러 “미사일이 오전 7시 29분경 홋카이도와 아오모리현 상공을 지나 태평양으로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상한 물건을 발견하면 절대 접근하지 말고 즉시 경찰이나 소방 당국에 연락해달라”고 당부했다.
전국순시경보시스템은 방재, 국민 보호와 관련된 정보를 인공위성을 통해 수 초 안에 지방자치단체에 전달하는 체계로 일본의 모든 지자체가 도입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전국순시경보시스템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정보가 전달된 것은 2017년 9월 이후 5년 만이며 2007년 시스템을 운영하기 시작한 후 5번째”라고 보도했다.
전국순시경보시스템 정보는 오전 7시 27∼28분께 지체 없이 각 지자체에 전파됐으나 다소의 혼란도 있었다.
예를 들어 미사일 정보가 전파된 지자체 중 홋카이도와 아오모리의 4개 기초지자체에서 재난방지용 행정 무선 등을 통해 관련 정보는 주민에게 전달하는 과정에 지장이 생겼다.
미사일은 혼슈 최북단인 아오모리현 인근 상공을 통과했지만, 도쿄도(都)의 섬 지역 9개 지방자치단체도 전국순시경보시스템의 정보 전파 대상에 포함돼 적절한 대응이 아니라는 지적을 받았다.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미사일 주의가 필요한 지역이 아니었다"면서 "원인을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NHK에 따르면 북한 미사일이 일본 도호쿠 지역 상공을 통과함에 따라 도호쿠 신칸센 일부 구간의 운행이 중단됐다.
JR홋카이도도 열차 운행을 일시 중단했고, 삿포로시의 지하철도 운행을 멈췄다가 지금은 재개됐다.
학교 현장에도 영향이 있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삿포로시 소재 일부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등교 시간을 30∼45분 늦췄다.
홋카이도 오비히로시 교육위원회는 학부모에게 "지각해도 무방하니 침착하게 등교하라"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시내 일부 학교는 자체적으로 집에서 대기하라고 연락하기도 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요미우리·아사히·마이니치·니혼게이자이·도쿄신문 등 일본 주요 석간은 북한의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했다는 소식을 일제히 1면 톱 기사로 다뤘다.
1998년 8월(도호쿠·이하 통과 지역) 처음 북한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통과한 이후 2009년 4월(도호쿠), 2012년 12월(오키나와), 2016년 2월(오키나와), 2017년 8월(홋카이도), 2017년 9월(홋카이도와 도호쿠 사이)에 각각 통과했다.
김주리 기자 rainb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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