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5년 만에 일본 열도 통과…기시다 "폭거"(종합)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일본 정부가 4일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했다면서 홋카이도와 아오모리현 주민들에게 피난을 지시했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통과한 건 5년 만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폭거"라고 규정, 강하게 비난했다.

NHK방송 등에 따르면 일본 총리 관저 위기관리센터는 이날 오전 7시 22분 경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것은 2017년 9월 15일 이후 5년 만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보도했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따른 긴급 기자회견에서 북한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통과했고, 태평양에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마쓰노 장관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이며, 일본 열도 통과는 일본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앞서 마쓰노 관방장관의 기자회견 이전에 일본 정부 관계자는 NHK에 북한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가 일본 상공을 통과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이 20분간 4000㎞ 이상을 날아 일본 열도의 동쪽 3000㎞ 해역에 낙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마쓰노 관방장관은 미사일이 오전 7시 44분쯤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으로 낙하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방위성은 정보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동북 지역인 홋카이도와 아오모리현 상공을 지나 태평양으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역 주민들에게 의심스러운 물건을 발견할 경우 접근하지 말고 경찰이나 소방 당국에 연락하라고 당부했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항행 중인 선박에 대해 향후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당부했다.

현재까지 일본 정부에 보고된 피해 상황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NHK는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통과한 것과 관련해 북한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이날 오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에게 북한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통과해 태평양에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두고 "폭거"라고 규정, 강하게 비난했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 미사일 발사에 따른 피해 파악과 정보 수집, 관계국과의 연계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정보 수집과 분석 과정에서 미국, 한국 등 관계 국가와의 연계 대응을 요구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북한 미사일 발사에 따른 대응을 논의했다.

한편,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사거리, 고도, 속도 등 제원을 분석 중이다.

북한은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을 21차례, 순항미사일을 2차례 발사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미사일 발사로만 보면 9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