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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K-우먼]“휠체어는 내 개성…장애인 대표가 아닌 '장애여성' 목소리 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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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명 '굴러라 구르님'
휠체어 구르는 것에서 이름 따와
불행하거나 슈퍼 장애인 모습 아닌
공감·흥미 느낄 수 있는 영상 만들어
비장애인 고정관념 깨기엔 역부족
향후 콘텐츠 여성 이야기에 초점
'디스서터즈' 영상에 노력 기울일 것

편집자주아시아경제는 오는 10월 개최하는 여성리더스포럼에서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여성들을 '파워 K-우먼'으로 선정합니다. 인종·국경·장애 등 경계를 극복하고 도전하고 무너뜨린 인물들을 '파워 K-우먼'으로 정했습니다. 차별에 위축되거나 경계에 갇히지 않고 맞서 싸운 사람들의 가치를 널리 알려 청소년과 여성 등에게 새로운 리더십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지친 세상에 위로를 주고, 누군가의 롤모델로 자리 잡아 공동체가 다시 나아갈 힘을 줄 것입니다.

일시 | 2022년 10월 19일(수) 오전9시~오후5시20분

장소 |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2F)

※세부사항은 아시아경제 홈페이지 상단 '2022여성리더스포럼'을 참고해주세요.


[파워K-우먼]“휠체어는 내 개성…장애인 대표가 아닌 '장애여성' 목소리 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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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규민 기자] 6년차 유튜버 김지우씨(21)의 유튜브 채널명은 ‘굴러라 구르님’이다. 애초 ‘김지우’로 했다가 자신만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이름을 찾은 결과다. "휠체어는 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개성이고 휠체어는 구르니까 ‘굴러라 구르리’가 됐고 ‘리’를 빼고 ‘님을’ 붙였어요."


김씨에게 장애와 휠체어는 숨기고 싶거나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개성이고 정체성이다.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도 "나의 이야기를 드러내고 싶어서"였다. 유튜브 채널 초창기에는 일상을 담담하게 영상에 담았다. 보통의 미디어에서 장애인을 다루는 ‘극단적인’ 모습보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국내 여행 브이로그부터 휠체어를 타고 해외여행을 가는 영상 등이 대표적이다.


'이달의 휠체어' 등 평범한 장애여성 모습 드러내

김씨가 지켜본 미디어는 장애를 두 가지 방식으로 다룬다. 후원 방송에 나오는 장애인처럼 정말 불쌍하고 극단적으로 불행한 장애인들을 대상화하는 방식이 하나다. 다른 하나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처럼 비장애인이 놀라는 능력이 있고 똑똑한 소위 ‘슈퍼 장애인’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씨는 이를 벗어나고 싶었다. 장애를 가진 사람이 공감할 수 있고 나아가 비장애인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영상을 만들고 싶었다. 그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데에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그의 아버지는 김씨가 배 속에 있을 때부터 지금까지 모든 사진과 영상을 월별, 연도별로 정리한다. 김씨도 자신의 모습을 가감 없이 영상에 담아 본인의 블로그에 올렸다. 장애가 개성이니 숨길 필요가 없었다. "(영상에) 찍히는 나랑 인터넷에 올라가는 나라는 사람이 되게 자연스럽다는 것을 느꼈다"


휠체어가 또 다른 개성이 된 것은 중학교 때부터였다. 그는 8살 때부터 뇌 병변 장애로 휠체어를 탔다. 중학교 때까지 휠체어를 숨기고 싶었다. 휠체어에 앉아있다 일어나서 사진을 찍을 때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했고 그런 자신의 모습이 싫었다. 그러다 2018년 ‘휠체어를 꾸며보았다’는 영상을 찍게 됐다. 친구들을 불러 집에서 휠체어에 캐리어 스티커를 붙이는 내용이었다. 자신의 몸이 된 휠체어를 더 아끼게 됐고 휠체어를 본 사람들도 관심을 가져주었다.


여기서 출발한 것이 ‘이달의 휠체어’다. 유튜브를 하다 1년이 지나고 문득 ‘내가 장애에 대한 영상을 만드는데 왜 내가 휠체어 탄 영상을 안 보여주고 싶지’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이달의 휠체어’는 매달 휠체어를 주제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영상이다. 한복, 힙합 등 비장애인의 고정관념을 뒤집어 보는 시도를 한 것이다. ‘이달의 휠체어’는 지난 9월로 막을 내렸다. 김씨는 "아동들이 ‘빨리 가서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싶어요’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면서 "‘너 장애인이야’라고 놀리거나 하는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고 했다.


유튜브 영상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영상은 <예쁘게 걷기 위해 수술한 나, 또 수술해도 괜찮을까요?>이다. 김씨는 어린 시절 자신의 걸음걸이가 ‘까치발’과 같다는 이유로 남들이 보기 싫게 느낀다고 생각했다. 이를 고치고 싶었고 ‘예쁘게’ 걷기 위해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영상을 찍으며 한 생리학 교수가 김씨에게 "누구나 달리기를 할 때는 까치발을 짚게 된다"며 "지우씨는 달리기에 특화돼있는 발걸음을 가졌다"라고 했다. 머리가 ‘띵’한 느낌을 받았다. 여지껏 ‘천천히 걸어라’, ‘예쁘게 걸어라’라는 말만 했지 그에게 달리기를 잘할 수 있다는 말을 한 사람은 없었다. 장애인들의 후기가 가장 많았고 개인적인 디엠(DM·direct message)도 많이 왔다고 한다.

[파워K-우먼]“휠체어는 내 개성…장애인 대표가 아닌 '장애여성' 목소리 낼 것” '코로나19'학번인 유튜버 김지우씨가 휠체어를 타고 재학 중인 서울대학교 교정을 바라보고 있다. 김현민 기자 kimhyun81@

고정관념·차별적 시선 여전….' 장애여성' 초점 맞추고 산문집 출간까지

김씨는 비장애인들이 가진 고정관념을 유튜브를 통해 깨뜨리고자 했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많은 사람은 김씨에게 ‘장애인 대표로서 이런 활동을 하면 어떤 마음이 드는가’라는 등의 질문을 한다. 김씨는 "장애인을 하나의 이해관계만을 가진 어떤 덩어리로 보는 고정관념이 아직 존재한다고 느꼈다"고 했다. 장애인이 사회활동 등이 적다 보니 수많은 장애인 중 한 사람일 뿐인 자신을 대표로 만들어버린다는 것이다. 이런 인식은 장애인에 대한 몰이해가 기반이 됐고 다양한 장애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게 만든다. 장애여성이 남성 비장애인과 사귀면 더욱 그렇다. 김씨가 그의 애인과 거리를 다니다보면 "너가 이런 여자랑 사귀다니" 등 말을 하거나 지나가는 사람들이 박수를 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차별적 시선도 여전하다. 김씨는 "비장애인이 패션을 좋아해서 사진을 찍고 좋아하면 그냥 취미인데 장애인이 그렇게 행동하면 되게 욕심을 부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너는 몸도 불편한데 왜 그렇게 불편한 옷을 입고 다른 사람이 씻기기 어렵게 머리를 기르냐’, ‘꾸미고 좀 다녀라’ 등의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자신을 장애인으로 보는 사람은 꾸미지 말라고 하고 여성으로 보는 사람은 꾸미라고 요구를 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향후 콘텐츠 방향도 장애인뿐만 아니라 여성의 이야기, 목소리를 내는 ‘장애여성’에 초점을 맞추려한다. 김씨 자신은 장애인이자 여성으로 살고 있지만, 어느 곳에 가든 반 밖에 걸쳐져 있는 느낌을 받았다. 장애인 이야기를 하는 곳에 가면 중년 남성들의 이야기가 많았고 여성 이야기를 하는 곳에 가도 자신 같은 장애인의 이야기는 없었다. 그는 "‘장애여성’이라는 단어가 띄어쓰기가 돼 있지 않는 것은 장애여성이라는 한 정체성 안에서만 얘기할 수 있는 맥락이 담긴 표현이다. 시각장애여성, 청각장애여성, 지체장애여성 등이 공유할 수 있는 ‘디시스터즈’ 영상에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코로나19’학번이라 불리는 20학번으로 지난 9월부터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다.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구조적으로 겪는 문제에 대해 관심이 있어 사회학과를 지망하게 됐다. 지난 6월에는 산문집을 펴내며 작가로도 데뷔했다. 김씨는 "장애인 유튜버끼리 ‘비장애인 된다고 하면 오케이할거야?’라는 농담을 주고 받는데 저는 ‘절대 안된다. 우리 밥줄 끊긴다’라고 웃는다"면서 "장애 때문에 내가 재밌는 이야기들을 많이 할 수 있는 데 거기서 장애를 빼버리면 저는 더 이상 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지우 프로필

김지우는 평범한 장애여성이다. 2017년부터 ‘굴러라 구르님’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20대 여성으로, 뇌병변 장애인이자 대학생 등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영상에 담고 있다. 유튜브가 선정한 ‘유튜브와 함께 성장한 크리에이터 50인’에 들어가기도 했다. 지난 6월에는 자신의 첫 산문집 <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를 통해 장애여성으로 겪은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에 재학하며 자신이 가진 소수자성에 대해 탐구하고 사회 구조에 관해 공부하고 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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