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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K-우먼] 정보라 “여성들이여 뻔뻔해져라…사회가 당당한 여성에 익숙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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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아시아경제는 오는 10월 개최하는 여성리더스포럼에서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여성들을 '파워 K-우먼'으로 선정합니다. 인종·국경·장애 등 경계를 극복하고 도전하고 무너뜨린 인물들을 '파워 K-우먼'으로 정했습니다. 차별에 위축되거나 경계에 갇히지 않고 맞서 싸운 사람들의 가치를 널리 알려 청소년과 여성 등에게 새로운 리더십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지친 세상에 위로를 주고, 누군가의 롤모델로 자리 잡아 공동체가 다시 나아갈 힘을 줄 것입니다.
일시 | 2022년 10월 19일(수) 오전9시~오후5시20분
장소 |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2F)

※세부사항은 아시아경제 홈페이지 상단 '2022여성리더스포럼'을 참고해주세요.

[파워K-우먼] 정보라 “여성들이여 뻔뻔해져라…사회가 당당한 여성에 익숙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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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여성, 자신 있는 여성 그리고 분노하는 여성,
투쟁하는 여성을 사회가 받아들여야 하고 거기에 익숙해져야 한다."


소설집 ‘저주토끼’로 세계 3대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던 정보라 작가(46·사진).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전한 메시지는 명료했다. 우리 사회의 시선 변화. 그게 편견의 장벽을 허무는 출발점이라는 얘기다.


정보라는 부커상과 관련해 높은 관심을 받은 인물이다. 세계적인 문학상 최종 후보에 오른 한국인. 사회는 그 타이틀에 천착했다. 한국 문학 역사에 기록될 대단한 성과다. 주목할 부분은 우리 사회가 정보라라는 인물을 알게 됐다는 점이다. 그의 메시지는 부커상 최종 후보라는 ‘단어의 그릇’을 넘어서는 그 무엇이 있다.


"여성이 아닌 인간으로서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고 목적한 것을 성취하고자 하는 여성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아직도 멀었다.", "여자가 사람으로 인정받으려면 수많은 여성의 무한히 다양한 모습들이 세상에 보여야 한다. 거기에 ‘여자가’, ‘여성인데도’, ‘여자로서’ 이런 수식어가 일일이 따라붙지 말아야 한다."


편견의 거대한 장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사회 각 부문에서의 변화가 필요하다. 문학 영역의 경우 변화의 징후가 엿보인다는 게 정보라의 설명이다. "(주로 모성애로 주목받던 과거와 달리) 요즘 여성 작가들은 ‘여성도 인간이다’를 넘어서 여성 주인공을 보편적인 인간으로 세상 중심에 놓고 묘사하는 작품들,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본 세상에 대한 이야기들을 거침없이 내놓는다."


작가들이 내놓은 작품은 사회의 변화를 추동한다. 그런 변화의 힘이 작가의 창작 욕구로 이어지고 다시 변화를 추동하는 선순환…. 이론적으로는 그럴듯한 가정이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정보라가 "아직도 멀었다"라는 진단을 내놓은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에서 설립 초기부터 회원 소개를 영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여성 작가님들이 자기소개를 굉장히 소심하게 쓰는 경우가 많다. 일정 연령대를 넘어가신 분들은 나이 많다고 미안해하시는 어조로 주눅 든 자기소개를 쓰기도 한다. 어느 정도 뻔뻔하고 유들유들한 성격이 대인관계나 대중 앞에서 장점이 되는데 여성은 그렇지 않다. 잘난 체하는 것처럼 보일까, 기가 센 여자로 보일까, 사나워 보일까, 그래서 오히려 더 반발을 살까 걱정해야 한다.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에서 나긋나긋하지 않다는 이유로 비난을 듣거나 반발을 사기도 한다."


그럴 줄 알았다는 시선 그리고 무언의 공유. 침묵이 길어질수록 언행의 당사자는 물론이고 이를 지켜보는 이도 심적인 압박감에 시달린다. 이처럼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사회 저변에 깔린 편견의 고리는 여전히 견고하다. 이는 단단한 사슬이 돼서 사회를 옥죄고 있다.


"현재의 차별은 눈에 덜 보이고 잘 알려지지 않는 곳에서 교묘하고도 기이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정보라가 지적하는 차별은 여성이라는 주제에 국한돼 있지 않다. 실제로 정보라는 문학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사회 현안에 자기 목소리를 내온 인물이다. 사회는 그를 실천하는 작가라 부른다.


그는 철도 민영화 반대 시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출근길 시위, 세월호 특검 서명운동, 전쟁반대 집회 등 각종 사회 이슈의 현장에 서 있었다. 정보라의 수많은 현장 경험은 작품의 소재로도 활용됐다. ‘저주토끼’는 2004년 한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쓰레기 만두 파동에서 영감을 얻은 소설이다. 정보의 오염과 사회의 편견이 어떤 비극을 가져오는지를 보여줬던 바로 그 사건이다.


정보라는 부커상 후보에 올라 영국에 다녀온 뒤로 바쁜 나날을 보낸다. 특강 요청이 많아졌다. 전국의 강연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정보라는 그곳에서 자기를 궁굼해하는 이들과 교감하며 사회의 벽을 허무는 일을 하고 있다. 그에게 강연이란 단지 부커상을 둘러싼 에피소드를 전하는 자리가 아니라 사회와 소통하는 공간이다.


"여성으로서 그리고 한국인으로서, 아시아인으로서 어떻게든 같은 여성들, 동료 한국인, 동료 아시아인에게 도움이 되는 뭔가를 남기고 싶다."


정 작가가 외부 행사나 외국 언론의 인터뷰 등이 있을 때마다 아시아와 한국의 여성에 관해 이야기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정보라의 관심사는 궁극적으로 차별 철폐와 맞닿아 있다. 인간이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가 존중 받는 세상을 위해 정보라는 자기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하지 않을 생각이다.


"모든 측면에서 사회적 낙인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눈이 아프면 안과에 가고 관절이 아프면 정형외과에 가듯이 월경 등 몸의 특정한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산부인과에 가는 것이 당연하다. 여성청소년도, 결혼하지 않은 젊은 여성도 산부인과에 당연히 정기적으로 가서 검사받고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고 충분한 의료접근권을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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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 작가는

연세대 인문학부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러시아 동유럽 지역학 석사를, 인디애나대에서 슬라브 문학 박사를 취득했다. 대학에서 러시아와 SF에 관해 강의했다. 또 SF와 환상문학을 쓰고 번역한다. 중편 ‘호’로 제3회 디지털작가상 모바일 부문 우수상을, 단편 ‘씨앗’으로 제1회 SF 어워드 단편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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