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의 영화화 뿐 아니라 영화의 웹툰화에도 관심
원천 콘텐츠의 힘 강해…합작 수요도 존재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아직까지 중국에서는 한국 웹툰보다 드라마가 더 영향력이 있고 잘 알려져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요새는 '이태원클라쓰'처럼 웹툰이 영화, 게임, 드라마로 이어져 확장되는 경우가 많아 콘텐츠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어요." -중국 텐센트 관계자
"한국 웹툰의 가장 큰 장점은 장르가 매우 풍부하다는 점이죠. 로맨스뿐 아니라 판타지, 공상과학(SF) 등 현대적 작품이 많아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중국 JY 애니메이션 관계자
지난 21일에서 22일 양일간 중국 베이징 한국문화원에서 개최된 '2022 K-스토리 앤 코믹스 인 차이나' 행사에서 만난 현지 웹툰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 웹툰에 대해 일관된 기대를 드러냈다.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의 영향으로 예년과 달리 화상으로 진행됐지만, 총 62곳의 중국 현지 바이어들이 참가해 214건의 상담이 이뤄졌다. 지난해(197건)보다 소폭 증가한 수준이다.
현지 관계자들은 한국 웹툰의 영화·드라마화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한국 영화를 웹툰으로 제작하는 데 대한 관심도 보였다. 텐센트의 한 바이어는 "한중 합작을 통한 웹툰 제작이나 IP(지적재산) 사업에 대한 수요가 분명 있다"면서 "오징어게임과 같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영화를 역으로 웹툰으로 만들거나 하는 등의 사업도 고려해봄직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국의 독특한 문화나 특유의 감수성을 담아야 한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매력적인 원천 콘텐츠"라고 역설했다.
중국의 웹툰 시장은 지난 2019년 기준 26억8000만위안(약 5314억원) 수준으로, 2016년 이후 연평균 129%의 고속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현지 1위 플랫폼인 콰이칸(快看)의 1일 액티브 유저(AU)는 5000만명에 달한다. 내수 시장이 상대적으로 작은 한국과 비교해 성장 가능성이 큰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웹툰 콘텐츠를 매개로 한중 젊은 세대 간 이해도와 호감도를 개선할 수 있는 여지도 존재한다. 윤호진 한국콘텐츠진흥원 베이징 비즈니스 센터장은 "최근 한중수교 30주년 행사에서도 주요 화두 중 하나가 양국 간의 정서 개선이었다"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교류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고, 가장 좋은 매개는 문화 콘텐츠"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지 지우링허우(중국의 1990년대생), 링링허우(2000년대생)의 애국 소비 물결을 잘 파악해 보다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면서 "여러 제약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규모의 시장이기 때문에 적지 않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양국 국민 간 감정 악화와 의무 격리에 따른 교류 둔화로 행사 기간 실제 수출 상담액 성과는 지난해(146억원)에 못 미치는 100억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윤 센터장은 "지난해의 경우 한국 기업들이 직접 방문했으나, 올해는 화상 상담으로 대체한 영향이 컸다"면서 "방역 지침 등 여건이 허락한다면 내년부터는 행사 규모를 더욱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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