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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세권=산사태, 리버뷰=수해 위험지역의 다른 말이죠” [서믿음의 책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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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세권=산사태, 리버뷰=수해 위험지역의 다른 말이죠” [서믿음의 책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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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 “백문이 불여일견.” 백 마디 말을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다는 사실은 상식을 넘어 진리에 가깝다. 탁월한 배산임수 지형을 설명해도 말(語)은 눈(眼)을 따라가지 못한다. 그건 김시덕 도시문헌학자가 전국을 답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일주일에 최소 서너 번은 동네에서부터 먼 지역까지 발품을 판다. 눈에 들어오는 모든 정보를 사진에 담고 구글 문서에 기록한다. 지금껏 그는 인문학자로서 국가가 서로 어떻게 관계를 맺고, 전쟁을 해왔는지의 관점에서 지역을 관찰해왔다. “급변할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지역을 찾아가서 기록”하면서 과거를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했다. 그런데 몇 해 전 누군가가 ‘어디가 살기 좋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관점에 변화가 생겼다. ‘급변’이 ‘택지개발·재개발·재건축’으로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실용적 가치를 발견했기 때문. 그의 시각은 학문적 관점에서 ‘어디서 살(live) 것인가 혹은 어디를 살(buy) 것인가’의 경제적 관점으로 확장됐다.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서민의 관점으로 소개한 ‘서울 선언’(2018), ‘갈등 도시’(2020) 등으로 큰 주목을 받았던 그. 인문학자의 관점으로 실용의 영역을 다룬 저서 ‘우리는 어디서 살아야 하는가(포레스트북스)로 다시 찾아온 그를 지난 14일 마주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문.


- 살(live)수 있는 곳과 살(buy)수 있는 곳에 관한 조언을 과감 없이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제까지 거주할 곳이나 투자할 곳을 찾기 위한 임장이 아니라, 도시를 기록하기 위한 답사를 했다. 그런데 우연히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신 실거주자나 투자가 분들께서 제 책을 많이 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많은 분들이 제 답사 기록을 개발 예정지에 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정보원(소스)으로 활용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직관적으로 임장에 활용할 수 있는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에 이번 책을 쓰게 됐다.


- 행정수도에 관해 많은 페이지를 할애했다. 실제로 서울 과밀은 고질적인 문제다. 그로 인해 박정희 대통령때부터 행정수도 이전이 거론됐다. 그 일환으로 세종청사 건설,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 이뤄졌는데,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는.

▲통일을 불가능하거나 초장기적인 미래의 일로 여기는 저와 같은 사람이 본다면, 면적에서든 인구에서든 한국의 중심은 세종, 청주, 대전, 공주, 논산 지역이 맞다. 이러한 인식이 정당하다고 받아들여졌기에, 노무현 대통령 때 수도 이전을 추진하자 그 뒤의 대통령들도 이를 바꿀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런 인식에 기반을 두면) 현재의 수도인 서울은 위치적으로 치우쳐져 있을 뿐 아니라, 북한과의 접경 지역에 너무 많은 인구가 몰려 있다. 안보적으로, 경제적으로 부담이 큰 상황이다. 지금과 같이 세종과 주변 지역으로 국가의 중심이 옮겨가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판단한다.


- 하지만 본격적인 행정수도 이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봤다. 대신 국회세종의사당에 이어 청와대 세종집무실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노무현 대통령 당시, 헌법재판소가 수도 이전을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다시 한 번 헌법소원을 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시민들이 정치적으로 분열된 상황에서 이는 쉽지 않다. 그렇기에 실질적으로 수도를 이전하는 방법은 국회세종의사당, 청와대 세종집무실 등을 설치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 다만 서울과 세종 간 거리에 따른 피로감은 쉽게 극복되지 않아 보인다.

▲세종시의 공무원들이 서울 여의도의 국회의원들을 찾아가느라 길 위에서 시간을 낭비하는 현재의 구조가 지속되는 한, 행정수도의 기능이 온전하게 발휘될 수는 없다. 개인적으로는 국회의원들이 임기를 1/3씩 쪼개서, 1/3은 본인의 지역구, 1/3은 세종, 1/3은 서울에서 머물게 하면 좋겠다.


- 분단국가에서 안보는 개발 우선 고려 조건이다. 분단 고착화에 따른 변화의 조짐은 없나.

▲현재도 안보는 개발의 우선 고려 조건이다. 일산 신도시 개발 당시, 개발 주체와 군부가 상세한 협의를 거쳐 문서를 남겼음이 밝혀졌다. 이러한 협의는 그 뒤의 신도시 개발에서도 지속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기에 운정신도시 이북의 파주시, 연천군, 철원군 등에서는 대규모 신도시 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고덕국제신도시는 미군 시설의 존재로 인해서 개발이 완성되지 못하고 있다.


- 그럼에도 군사도시로 간주돼 주목받지 못한 파주를 가성비 좋은 주거 지역으로 지목한 이유는 무엇인가.

▲예측 불가능한 북한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파주시 일대의 대규모 개발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저처럼 한 곳에서 오래 살고 싶은 사람에게는 기회의 땅이다. 구도심이나 농촌 지역에서 전방위적으로 이는 개발 압력의 영향이 적기 때문이다. 고양시는 안보 문제가 다소 완화되면서 이곳 저곳에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파주시는 접경지역이라는 특수 상황으로 인해 한강변 입지의 쾌적함이 유지되고 있다.


- 얼마 전 폭우에 아파트 옹벽이 무너지고, 토사가 쏟아져 내리는 등 피해가 컸다. 하지만 이런 지역이 ‘집값’ 보존 차원에서 숲세권으로 포장된다고 지적했다. 어떻게 하면 제대로 된 안목을 기를 수 있을까.

▲“숲세권”은 “산사태 위험 지역”의 다른 말이고, “리버 뷰”나 “오션 뷰”는 “수재 위험 지역”의 다른 말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태풍 힌남노의 피해를 입은 경상북도 포항 지역에서 이러한 실상이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기존 부동산 담론에서 “위험”이라는 요소가 빠져 있었다. 지금껏 공급 측이 “위험” 요소를 언급하지 않은 채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판매하고, 뒤늦게 “위험” 요소를 파악한 개개인은 마치 폭탄 돌리기를 하듯이 다음 소비자에게 이 위험 상품을 떠넘기는 행태가 반복돼 왔다. 이런 행태를 막기 위해서는 정보를 더욱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고, 소비자 개개인도 더욱 적극적으로 현장을 임장해야 한다. 정보를 꼼꼼히 검색하며, 그림지도가 아니라 위성사진을 보는 습관을 몸에 익히는 게 좋다.


- 해방촌이나 수용소로 불렸던 곳들을 개발 예정지로 점찍었다. 이유는.

▲1945년의 광복과 1950~1953년의 6·25 전쟁 이후, 한반도 북부 및 해외의 시민이 대거 남쪽으로 옮겨왔다. 이곳들은 전국적으로 해방촌 또는 수용소라고 불리고 있다. 해방촌 또는 수용소는 구도심 바깥의 저지대에 자리한 경우가 많다. 물난리가 많이 나서 기존 주민들이 살려고 하지 않던 저습지에 이주민들이 자리한 것이다. 이후 치수 기술이 개발되고, 도심의 빈 공간이 줄다보니, 이들 해방촌 또는 수용소는 대규모 택지개발하기에 좋은 땅으로 주목받게 됐다. 서울 강서구 마곡 지구, 경기도 고양시 일산 신도시, 화성시 향남읍 행정리 등이 그렇다.


- 건물의 층고와 용적률 완화도 주거난 해결 방법의 하나로 꼽았다.

▲결국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곳은 도심이다. 서울이든 부산이든 광주든 마찬가지다. 그런데 도심의 고밀도화를 이런 저런 이유로 막아버리니, 주변 지역으로 도시가 넓어지는 스프롤 현상이 일어난다. (구도심에서 밀려난) 사람들은 통학·통근 시간이 늘어나 불만이고, 도시화를 바라지 않는 교외 지역이나 농촌 지역은 택지개발로 인해서 주거의 안정성을 빼앗겨 불만이다. 개인적으로 집적화가 도시의 경쟁력을 기른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재건축 및 재개발을 방해하지 않음으로써, 자본주의 원리에 따라 고층빌딩 밀집 지역이 도심 곳곳에 나타나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기를 희망한다.


- 자본 논리를 강조하면 취약 계층이 소외되는 문제도 발생하지 않을까.

▲물론 도심을 개발하면서 발생하는 이익의 상당수를 국가가 환수해서 임대주택을 더욱 대규모로, 장기적으로 공급함으로써, 도시 내의 계층적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 계층적 다양성이야말로 도시의 활력을 만들어내는 근본적인 요인이라고 믿는다.


- 답사는 꼭 대중교통으로 다니라고 했다.

▲대중교통으로 다녀야 현지의 공해 문제, 버스 교통편의 편의성, 언덕과 계곡의 고저 차이, 그리고 상권의 위치 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창업하는 분들은 가게를 열고 싶은 지점에 몇 달 씩 자리 잡고 유동인구를 관찰한다. 그 원리가 살(to live) 집을 구하는 분들께도 적용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역세권”이라는 말을 너무 쉽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본인이 살고 싶어 하는 지역이 실제로 역세권이 맞는지, 역이 있다면 그 역에는 어떤 형태의 열차(지하철, KTX, 경전철 등)가 다니는지를 꼼꼼히 체크하실 것을 권한다. 전국의 모든 열차가 서울지하철 2호선처럼 사용하기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숲세권=산사태, 리버뷰=수해 위험지역의 다른 말이죠” [서믿음의 책담]


- ‘살 곳’(buy)은 고사하고 ‘살 곳'(live)이 없어 분투하는 사람들이 많다. 서울을 떠나는 것도 방법이지만, 직장으로 인해 경기도를 벗어나기 어렵다. ‘살 곳'(live) 마련을 위한 전략적 접근을 위한 조언을 전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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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있는 시민들께서 처하신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적용 가능한 전략을 드리기는 어렵다. 다만 한 가지 조언을 드리자면, 본인이 익숙하게 여기는 지역을 벗어난 곳에도 뜻밖에 살기 좋은 곳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익숙하지 않은 지역을 적극적으로 답사· 임장하실 것을 권한다. 그게 어렵다면 여러분을 대신해서 전국 구석구석을 다니고 있는 저의 책과 제가 출연하는 방송과 유튜브 채널을 참고하시면 좋겠다.(웃음)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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