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차 교섭에도 협상 난항
정치권 등 개입에 갈등 증폭 우려
조합원 복직·손배소 놓고 이견
경찰, 본사 점거 조합원에 2차 출석 요구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하이트진로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갈등이 반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양측의 이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협상도 좀처럼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와 하이트진로의 화물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화물연대 하이트진로지부는 전날까지 총 24차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으나 아직 협의점을 찾지 못했다. 일부 대화가 진전된 부분도 있긴 했으나 계약 해지된 조합들의 복직 문제를 둘러싸고 여전히 의견 차이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화물연대 측은 운송료 인상을 비롯해 계약 해지된 조합원들의 복직 및 조합원들에게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및 업무방해 가처분 신청을 철회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수양물류 측은 최초 재계약 해지 인원을 12명에서 7명으로 줄이는 안을 제시했지만 화물연대 측은 전원 복직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협상이 난항을 보이는 가운데 정치권 등 외부 개입까지 이어지면서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전히 점거 농성도 이어지는 중이다. 앞서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지난달 16일부터 하이트진로 본사 건물에서 로비와 옥상 등을 점거한 상태로 농성을 벌여오다가 같은 달 24일 하이트진로가 참관인 자격으로 교섭에 참가하기로 하면서 로비 농성을 해제했다. 현재도 옥상 점거 농성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 옥상에 걸어둔 현수막은 제11호 태풍 '힌남노'에 대비해 잠시 걷었다가 현재는 원상복구한 상태다.
화물연대는 하이트진로가 지난 6월 17일 조합원 11명에게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데 이어 다른 14명의 조합원에게도 추가로 같은 내용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을 문제삼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31일 본사 앞에서 1300여 명이 모인 결의대회를 열고 손배소 취하 등을 요구하며 사측을 규탄하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본사를 점거한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형사 절차도 진행 중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17일 업무방해와 특수주거침입 및 퇴거 불응, 건조물방화예비, 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로 본사를 점거한 화물연대 조합원들을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했고, 이튿날 고소인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일부 조합원에게 이달 초 출석을 요구하는 2차 통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은 지난 3월 말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부분 파업을 시작으로 6월 전면 파업에 돌입했었다. 이들은 이천공장과 청주공장 강원 홍천공장 등에서 여러번 집회를 이어갔다. 집회 과정에서 공장 출입구 등을 화물차로 막는 상황이 벌어지자 내부 진·출입이 막혔고, 각 공장에선 수차례 출고 중단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