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10분 울산 앞바다로 진출
중심기압 950hPa로 한반도 지나
포항 시내 곳곳 침수 피해
포항 70대 사망·울산 20대 실종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태풍 힌남노가 6일 새벽 거제에 상륙한 후 부산을 관통해 오전 7시를 전후해 울산 앞바다로 빠져나갔다. 직접 영향권에 든 부산과 포항 일대는 폭우와 강풍으로 인한 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힌남노는 4시50분 거제시 부근에 상류해 7시10분 울산 앞바다로 빠져나갔다. 6시 부산 동북동쪽 약 10km 부근 육상을 지날 떄 중심기압은 955hPa, 순간 최대풍속은 초속 40m였다. 12시에는 중심기압을 유지한 상태로 울릉도 북동쪽 약 100km 부근 해상에 진입한다.
한반도에 상륙했을 때의 중심기압은 역대 가장 강력했던 태풍을 뛰어넘는다. 힌남노가 자정 제주를 지날 시점의 최대풍속은 945hPa이었고 최대풍속은 초속 45m였다. 중심기압은 낮을수록 소용돌이가 강해져 위력이 강하다. 1959년 사라의 중심기압은 951.5hPa(통영), 2003년 매미는 954.0hPa(부산)로 기록돼있다.
태풍이 완전히 벗어나기 전까지 강풍이 이어지고 폭풍해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늦은 오후까지 수도권 지역에서도 강한 돌풍이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5일부터 6일 오전까지 최대풍속은 통영 매물도 초속 43.1m, 고산은 초속 42.5m, 가거도(신안) 초속 42.3m에 달했다. 4일부터 많은 비가 쏟아졌고 특히 제주와 포항, 울산 등에서 침수 피해가 집중됐다. 주요지점 강수량은 제주 윗세오름 951.5mm, 포항 393mm, 울산 334mm, 지리산(산청) 333.5mm, 강남(서울) 251.5mm 등이다.
힌남노가 포항과 경주를 지나면서 폭우로 인해 인명·재산피해도 발생했다. 포항 오천읍 도로에서 70대 여성이 급류에 휩쓸려 숨진 채 발견됐다. 포항 곳곳에서 시간당 100mm 넘는 폭우가 내려 시내 곳곳이 침수됐고 시장과 숙박시설에서 주민들이 고립됐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포항 형산강 일대에는 홍수경보가 발령됐고 하천·저수지 범람 우려로 경주·포항에서 주민 3000여명이 대피했다. 태풍이 지나가는 시점에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연관성을 조사중이다.
부산에서는 해운대 마린시티 해안도로에 파도가 구조물을 넘어 도로를 덮쳤고 유튜버로 추정되는 남성 2명이 월파 속으로 들어갔다가 경찰에 구조되기도 했다. 민락회센터 일대가 정전됐고 수변공원 인근 상가 유리창이 파손됐다. 전날부터 부산 금정구에는 150mm 이상, 북구에는 146mm 등 많은 비가 내렸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태풍 힌남노로 인해 밤사이 울산에서 20대 남성이 실종됐다. 음주로 수난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산사태나 침수 위험이 큰 지역에서 3463명이 임시주거시설 등으로 일시 대피했다. 경남(2224명)이 가장 많고 전남 614명, 부산 366명 등이다. 이와 별도로 총 1만4386명에게 사전 대피명령이 내려졌다. 포항 칠성천이 범람하면서 제내리 주민 2239명이 대피하도록 안내했다.
이외에 제주에서 상가 1동이 추가로 침수됐고 제주와 경기에서 주택 3동이 침수됐다. 충북 제천과 경기 광주에서 도로 사면이 무너지는 피해도 발생했다. 태풍이 할퀴고 간 제주에서는 차량 2건이 침수됐고, 어선 1건도 전복됐다. 제주와 경남·부산·울산 등에서는 44건의 정전 피해가 발생했다. 여객선은 50개 항로 70척의 운항이 중단됐고 항공기는 12개 공항에서 251편이 결항됐다. 이날 첫차부터 오후 3시까지 경부선, 호남선 등 11개 노선에서 KTX와 일반열차 354편이 운행 중지되거나 일부 구간만 운행하는 것으로 조정됐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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