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 시장 양극화에…중소형사는 생존위기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국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올해 들어서 작년보다 개선됐지만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양극화는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사업에서 2년 연속 흑자를 기대하는 반면 중소형 보험사들은 적자를 지속하며 사업의 존폐 여부까지 고민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5개 대형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모두 70%대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6.3%, DB손해보험은 76.5%, 현대해상은 78.0%, 메리츠화재는 74.1%, KB손해보험은 75.9%였다. 올해 상반기에 고유가와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 통행량이 줄며 작년과 비교해 5개사 모두 손해율이 개선됐다.

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0%대 초반까지만 유지돼도 흑자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88%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 5개 회사는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자동차보험 흑자를 기대 중이다.

문제는 중소형사들이다. 규모가 작은 회사들은 작년보다 오히려 상황이 안좋아졌다. 하나금융 계열사인 하나손해보험은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7.5%로 작년 같은 기간 84%보다 3.5%포인트 악화했다.

전체 사업에서 자동차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는 하나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올라가면서 실적도 나빠졌다. 하나손해보험의 올해 상반기 적자는 211억원에 달했다.

하나손해보험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달 말 모회사인 하나금융지주를 대상으로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실시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장기인보험 등 신사업을 확대하고 자동차보험 비중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MG손해보험은 더 심각하다. 올해 상반기 MG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9%에 달했다. 작년 같은기간 95.1%에 비해 손해율이 더 악화했다. 자동차보험을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상황이다. 이 회사는 금융당국의 부실금융기관 지정 위기까지 겪고 있어서 자동차보험 사업의 지속가능성도 위협받고 있다.

흥국화재와 AXA손해보험은 올해 상반기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각각 84.1%, 85.3%로 작년에 비해 손해율이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손익분기점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특성상 가입자가 많아 수입보험료가 늘어나면 손해율도 개선되는 측면이 있다"며 "고객이 늘지 않는 중소형사는 자동차보험사업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