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 "이봐 뭐 그리 슬퍼해." "인생 뭐 있어 그냥 웃어."
지난달 8일 세상을 떠난 ‘영원한 국민 MC’ 송해의 49재 추모 행사는 고인을 기리는 후배들의 정성이 담긴 자리였다.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낙원동 ‘모두의극장’에 마련된 무대에는 이상벽, 조영남, 전원주, 최주봉, 심형래, 현숙, 김성환 등 후배 문화예술인 열두 명이 올랐다.
평소 송해가 자주 했던 "이봐 뭐 그리 슬퍼해" 등의 말을 반영하듯, 이번 행사는 300석을 가득 메운 추모객의 웃음으로 채워졌다. 무대에는 웃는 얼굴의 송해 초상화가 놓였다. 행사는 코미디언 이용식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무겁지 않게 진행됐다.
가수 김성환이 첫 무대에 올라 ‘묻지 마세요’를 불렀다. 현장에 모인 이들은 노래에 맞춰 손뼉을 치며 호응했다.
가수 박일준은 "매주 송해 선생님이 이 극장에서 노래하시곤 했는데 안 보이니까 참 섭섭하다"면서 ‘인생은’을 불렀다. "갑자기 떠난 선생님이 너무 그립다"며 눈물의 추도사를 읽은 배우 전원주는 ‘모정의 세월’을 열창했다. 가수 조영남은 ‘모란 동백’을 불렀다.
평소 송해를 ‘아빠’라고 부를 만큼 각별했던 가수 현숙은 ‘오빠는 잘 있단다’를 ‘아빠는 잘 있단다’로 개사해서 불렀다. 코미디언 심형래는 "송해 선생님이 우리 개그맨들한테는 아버지 같은 사람"이라며 ‘오빠 생각’을 트럼펫으로 연주했다.
송해와 동향인 방송인 이상벽은 전국 순회공연을 함께 할 때 즐겨 불렀던 ‘나팔꽃 인생’을 열창했다.
행사를 주최한 김은주 ‘추억을파는극장’ 대표는 "추모 행사라기보다는 선생님의 뜻을 이어가는 행사"라며 "양질의 무대를 만드는 일에 힘써온 고인의 큰 뜻을 이어받아 매주 월요일 극장을 무료 대관하겠다”고 밝혔다.
추모 행사는 이날 경북 청도 용천사에서도 열렸다. 이 자리에는 고인이 작사·작곡에 참여한 유작 ‘인생은 다 그런 거란다’가 최초 공개됐다. 행사에는 동화사 회주 의현스님과 김하수 청도군수, 이건호 법사 등이 참석했다.
한편 송해는 생의 마지막까지 ‘전국노래자랑’을 책임진 영원한 방송인이었다. 세계 최고령 TV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북에 고향을 둔 고인은 ‘제2의 고향’이라 여기던 대구 달성군 송해 공원에 영면했다. 먼저 세상을 떠난 부인 석옥이씨 옆에 묻혔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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