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미국에서 물가 상승이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기후변화 문제가 예전만큼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17일(현지시간) NYT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역점 법안인 '더 나은 재건(BBB)' 법안 불발에 주목했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태양광·풍력발전 세제 지원과 전기차 구매 보조금 등 기후변화 대응 방안이다. 법안 이행에 필요한 2조달러(약 2600조원)의 예산은 기업·고소득층 증세 등을 통해 마련하고자 했다.
그러나 1년을 넘긴 의회 협상 끝에 사실상 좌초했다. 민주당의 대표적 중도파인 조 맨친 상원 의원이 지난 14일 그간의 입장을 바꿔 BBB 법안에 기후변화 대응 예산과 부유층 증세가 포함되면 찬성할 수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
맨친 의원은 법안이 인플레이션을 악화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상원을 50석씩 양분한 상황에서 맨친 의원의 찬성 없이는 법안 통과가 불가능하다.
NYT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휘발유 가격 급등을 비롯한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국정 우선순위가 바뀌면서 대통령의 기후 목표가 동력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이 법안 없이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목표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유권자는 이미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치고 살인적인 물가 상승과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기라는 큰 사회적 변화에 스트레스를 받아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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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근 NYT·시에나대학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1%만 미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현안이 기후변화라고 답했다. 인플레이션이나 경제를 지목한 응답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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