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설 명절을 앞두고 선거구민 등에게 명절 선물을 돌린 혐의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양향자 국회의원의 항소심 선고 결과가 주목된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이승철)는 1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양 의원과 전직 지역사무소 특별보좌관 박모(52)씨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 사건의 지역사무소에서 설 선물 명단을 작성할 때 양 의원이 그 대상자에 선거구민이 포함돼 있는지 인식의 여부가 쟁점이다.
1심 재판부는 여러 정황상 의심은 들지만 적어도 미필적으로 선거구민에게 선물이 갈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했다고 보긴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양 의원에 대해 사실 오인이 있다며 항소했다.
이날 검찰 측은 "선물을 제공한 동기와 그 대상자 선정의 중요성 규모 등 양 의원의 범행을 확인할 수 있는 간접 사실을 종합해 보면 선물 대상자에 선거구민이 포함돼 있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 충분히 있었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검찰은 '공모 사실'을 인정했다가 다시 입장을 선회한 박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양 의원과 연결고리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한 보좌진이 양 의원에게 선물 명단을 보고했다는 메시지를 다른 보좌진에게 보냈다는 법정 진술에 대한 의견서도 제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메시지는 대화 목록에서 지워졌으며 이 점을 검찰은 석연치 않게 보고 있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해 검찰과 피고인 간 치열한 공방도 예상된다.
또 다른 보좌관이 지난해 1월6일 양 의원도 있는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 '의원님 지시사항'을 전달했으며 '명절 선물리스트 각 직원 필요명단 추가'라는 내용도 함께 게시, 양 의원이 이에 대한 코멘트를 달았다는 쟁점도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양 의원 측 변호인은 "원심의 무죄 판단은 정당하다"며 맞서고 있다.
검찰의 박씨에 대한 증인신청에 대해서는 1심 재판에서 충분한 증인 신문이 이뤄졌기 때문에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재판부는 검찰의 증인신청서를 송달받고 변호인 측의 의견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박씨를 증인으로 채택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앞으로 2~3차례 재판을 연 후 곧바로 결심공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재판은 오는 9월22일 오후 3시30분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지금 뜨는 뉴스
한편 양 의원과 특별보좌관 박씨는 지난해 1월28일부터 2월9일까지 지역 언론사 기자와 선거구민 등 총 43명에게 190만 상당의 과일 상자를 선물로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국회의원은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사람이나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사람에게 기부행위를 할 수 없다.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bless4y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