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여자 스티브잡스'에서 '희대의 사기꾼'으로 전락한 미국 바이오기술기업 테라노스의 설립자 엘리자베스 홈즈의 사업 파트너이자 전 연인인 라메시(서니) 발와니 최고운영책임자(COO)가 7일(현지시간) 유죄 평결을 받았다.
CN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지방법원에서 배심원단은 발와니에게 적용된 12건의 기소 죄목 모두를 유죄로 인정했다. 배심원단의 평결을 토대로 추후 선고 날짜와 형량이 최종 선고된다.
발와니는 홈즈와 함께 거짓 정보로 투자자와 환자들을 속여 수억달러를 모금하고 송금을 유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10건의 전신환사기로 최대 20년형의 징역형, 2건의 사기공모로 최대 5년형을 받을 수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다만 법률전문가들은 발와니가 항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테라노스의 설립자인 홈즈는 올해 1월 재판에서 11건의 기소 죄목 중 4건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테라노스는 혈액 한 방울로 250여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앞세워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등 투자자들로부터 9억달러 이상의 거금을 유치했고, 2015년 기업가치가 90억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내부 고발자로부터 테라노스의 혈액 질병진단 기술이 "사기에 가까운 기술"이라는 폭로가 나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고발 보도가 이어지면서 이 같은 사기극은 결국 들통났다. 이후 테라노스의 기업가치는 '0'으로 추락하면서 청산 절차를 밟게 됐다.
발와니는 2009년 테라노스에 합류했으며 몇개월 되지 않아 COO가 됐다. 발와니와 홈즈의 연인 관계는 테라노스의 몰락 이후 끝이 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무죄를 주장하는 홈즈측이 발와니로부터 심리적, 정서적, 성적으로 학대 받았다는 주장을 펼치며 진흙탕 싸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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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와니의 재판은 올해 3월부터 시작됐다. 다만 재판장 출입을 위한 티켓 확보를 위해 새벽부터 줄이 늘어섰던 홈즈와 달리, 발와니의 재판은 세간의 주목을 거의 받지 못했다. 검찰은 테라노스가 미국 대형 약국체인 월그린스의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프로젝트에서 발와니가 감독 역할을 맡았다고 주장해왔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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