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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파월도, 라가르드도 "저금리·저물가 시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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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파월도, 라가르드도 "저금리·저물가 시대 끝났다" 29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연례 포럼에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왼쪽부터),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국제결제은행(BIS)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등이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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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저물가 시기(period of low inflation)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 유럽, 영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을 이끄는 통화정책 수장들이 ‘저금리·저물가’ 시대가 막을 내렸다고 선언했다. 탈(脫)세계화 기조에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규모 지정학적 충격까지 덮치면서 이제 전 세계가 ‘새로운 인플레이션 시대’에 돌입했다는 경고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29일(현지시간) 포르투갈에서 진행된 ECB 연례 포럼에서 "(코로나19 이전의) 저물가 시기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거대한 지정학적 충격, 팬데믹의 결과로 분출된 힘이 우리 경제의 환경을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동일 세션에 참여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역시 "팬데믹 이후 경제가 이전과 다른 힘에 의해 작동하고 있다"며 이러한 저물가 환경이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제 전반에 나타난 수급 왜곡 현상, 탈세계화에 따른 공급망 분열 등을 지적하며 "달라진 역동성" "기존의 통화정책 방식으로는 대응이 어렵다"고도 언급했다. 통화정책 흐름도 급변할 수밖에 없다는 예고인 셈이다. 영란은행(BOE)의 앤드루 베일리 총재는 팬데믹 이후 경제 작동 방식을 "엄청난 변화(a sea change)"로 정의했다.


이날 포럼은 Fed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고강도 긴축을 추진 또는 계획 중인 가운데 진행됐다. 한 자리에 모인 이들 중앙은행 수장은 인플레이션 쇼크가 고착화할 수 있다고 우려를 쏟아내며 금리 인상 방침을 재확인했다.


◆"팬데믹 이전으로 못 돌아가"

경기 침체 없이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꺾어야 하는 과제를 짊어진 주요국 중앙은행 수장들이 이날 내놓은 메시지는 이제 글로벌 경제가 높은 인플레이션을 기반으로 한 ‘새 시대’에 진입했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팬데믹 이후 급변한 경제 역학에 따라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는 시기에 들어선 것이다.


중앙은행장들의 고민이 한층 깊어진 이유는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크게 바뀌었다는 데서 출발한다. 이날 한자리에 모인 파월 의장, 라가르드 총재, 베일리 총재가 "저물가 시대는 다시 오지 않을 것"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 배경이다.


지난 30여년간 세계화를 기반으로 함께 성장해온 각국은 탈세계화 흐름과 함께 이제 각각의 경쟁 블록으로 쪼개진 상태다. 공급망은 분열되고, 생산성은 떨어지고, 각종 비용은 치솟을 수밖에 없는 수순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갑자기 닥친 코로나19 팬데믹은 글로벌 공급망 시스템을 단숨에 무너뜨리는 역할을 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은 한층 더 커졌다.


파월 의장은 이러한 역학 변화가 그간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을 목표로 삼아왔던 Fed의 역할까지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 기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 10년은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요인이 절정이었다. 현재는 적어도 당분간 그런 요인들이 사라진 것 같다"면서 "인플레이션은 더 높고, 공급 충격은 많으며,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한,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세계에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통화정책도 매우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환경에서 인플레이션을 전망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운 과제가 됐다고 털어놓은 파월 의장은 "이제야 우리가 인플레이션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를 더 잘 알게 됐다"고 오판도 인정했다.


라가르드 총재 역시 향후 중앙은행의 정책 방향 변화가 필요함을 시사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과거처럼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공조가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다수 국가에서는 최근 치솟는 인플레이션, 커지는 경제성장 둔화 우려,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충격 등이 공통적으로 확인된다. 아우구스틴 카르스텐스 국제결제은행(BIS) 총재는 "각국의 상황이 다르다"면서도 "모두의 목표는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파월 "더 큰 실수는 물가 못 잡는 것"

이대로라면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크다. 이는 주요국 중앙은행 수장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Fed 등이 최근 경기침체 경고음이 잇따르는 가운데서도 고강도 긴축을 예고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인플레이션 파이터를 자청한 Fed는 이달 금리를 0.75%포인트 올린 데 이어 다음달에도 0.5%포인트 또는 0.75%포인트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BOE는 이미 5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ECB는 오는 7월 회의에서 11년 만의 첫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파월 의장은 이날 포럼에서 급격한 금리 인상이 경제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면서도 더 큰 실수는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긴축 행보가) 너무 멀리 갈 리스크가 있나? 물론 리스크가 있다"면서도 "나는 그것(과도한 긴축)이 가장 큰 (경제) 리스크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더 큰 실수는 물가 안정 회복에 실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우선 정책 목표인 물가 안정을 위해 경기후퇴 위험은 감수해야 한다는 메시지인 셈이다.


또한 파월 의장은 높은 인플레이션 체제에서 발생할 충격의 다중성을 언급하며 "우리의 임무는 이것을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장기적인 기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도 덧붙였다. 그래야 기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지 않고 ‘자기실현적 사이클’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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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가르드 총재 역시 오는 7월과 9월 금리 인상에 나서겠다는 ECB의 사전 예고를 재확인했다. 그는 ‘점진적인 방향성’을 강조하면서도 "필요시 보다 신속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BOE의 베일리 총재는 "글로벌 경제 충격이 크다. 영국도 타격을 입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더 오래 지속되면 더욱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앙은행장들이 얼마나 많이 세상이 바뀌었는 지를 이제 인정했다"고 평가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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