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그리스 가스로그·美 ABS와 탄소 포집·저장 협력

"LNG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 선두주자 자리매김"

그리스 포시도니아 박람회에서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맨 오른쪽)을 비롯한 3사 관계자들이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기술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사진제공=대우조선)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대우조선해양은 그리스 해운선사 가스로그, 미국 선급 ABS와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기술(OCCS) 개발 협약'을 맺었다고 10일 밝혔다.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수주 관심이 높은 만큼 데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선두주자로 치고 나가기 위해 기술개발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대우조선은 그리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선박해양 박람회인 '포시도니아'에 참가해 협약을 맺었다고 알렸다. OCCS 기술은 한 마디로 배기가스의 이산화탄소를 배 밖으로 안전하게 내보내는 기능을 한다. 선박 운항 중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흡수, 재생한 뒤 분리한다. 이후 선내로 이를 돌려보낸 뒤 부산물 형태로 저장한 뒤 입항 후 육상에서 밖으로 보낸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면서 선박 운항에 필요한 운영비 절감에도 기여한다.

3사는 협약을 통해 공동 실무 협의회를 구성해 대우조선 LNG운반선에 적용할 최적의 OCCS 설계를 하기로 했다. OCCS 설치·운영에 필요한 위험 분석, 테스트를 거쳐 기능 검증을 할 계획이다. OCCS 기본 개념 승인(AIP)을 획득하는 게 목표다. 대우조선은 국내 기자재 업체와의 공동 개발을 통해 OCCS 핵심 기술, 관련 특허, 지식재산권까지 이미 보유하고 있다. OCCS 주요 장비의 기본 설계를 종합 검토하고 관련 기술 데이터와 도면을 공유할 예정이다. 각종 검증작업을 통해 OCCS 설치·운영 타당성 검토를 한다. 내년 1분기까지 OCCS 공동 개발을 마치고 대우조선이 건조할 가스로그 LNG운반선에 설비를 탑재할 계획이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기스로그로부터 LNG운반선 4척을 수주했다. 2024년 상반기부터 순서대로 선박을 인도할 예정이다. 이번에 개발될 OCCS를 배에 탑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가스로그는 OCCS 설치·운영에 대한 기술적 요구 사항을 맡는다. 설계 평가에 필요한 선박 운영 노하우도 제공한다. 세계적인 메이저 선급 중 하나인 ABS는 OCCS 개발에 대한 전반적인 규칙과 규정을 안내하고 기술적 조언을 하기로 했다. 특히 각종 위험성 평가를 수행하며 AIP 획득을 위한 평가 절차를 주관한다.

최근 조선·해운업계에선 국제해사기구(IMO)를 중심으로 탄소중립 관련 기술 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OCCS 기술도 세계의 환경 규제에 선제 대응할 수 있는 대표 친환경 기술로 주목받는다. 서준룡 대우조선 기술본부장 전무는 "우리 조선업의 최대 고객으로 꼽히는 그리스 현지에서 친환경 기술 협력의 장을 마련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회사는 협력을 계기로 친환경 선박 기술력의 선두 주자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라타노스 가스로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대우조선, ABS 같은 업계 리더들과의 협력으로 '탈(脫)탄소화' 실현을 위한 핵심 역할을 하게 됐다"며 "이 기술이 선박 배기가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지구 기후변화 완화에 기여할 주요 대안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