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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 후폭풍]'정년연장·청년채용' 다 놓쳐…불만만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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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6년간 비정규직 채용 증가
60세 채운 퇴직자 10명중 1명
65세 추진 땐 추가비용 15.9兆

[임금피크제 후폭풍]'정년연장·청년채용' 다 놓쳐…불만만 커졌다 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공공기관사업본부 소속 관계자들이 임금피크제 지침 폐기 및 노정교섭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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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공병선 기자] 대법원 판결을 두고 현장에서 혼란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임금피크제의 태생적 한계와 효과에 대한 의문, 시행 6년을 거쳐오면서 쌓인 불만이 복합적으로 작용된 결과다. 정부와 경영계가 임금피크제의 유효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법조계는 최근 법원의 판결 동향이 이전과 다르다며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정년 60세 시대에 맞춰진 임금피크제의 논란과 갈등을 넘어야 정년 65세 공론화에 대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순조로운 출발, 태생적 한계

임금피크제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금융권을 중심으로 부분적으로 도입됐다가 2003년 신용보증기금이 1호로 도입했다. 2013년 정년 60세 법제화가 이뤄지면서 전 부문으로 확산됐다.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에게는 더 일할 수 있는 쪽으로, 사업주에게는 부담을 덜 주는 타협의 산물이었다. 당시 조사를 보면 근로자들도 대체로 환영했다. 2010년 말 당시 평균 정년은 57.4세였지만 실제 퇴직연령은 남성 53.8세,여성 50.1세였다. 법제화 이후 2019년 6월에는 평균정년이 60.2세로 높아졌다.


임금피크제는 취업규칙의 변경을 수반한다. 근로기준법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과반수의 동의를 받도록 했다. 하지만 과반이 동의하지 않거나, 개인이 반대해도 가능했다. 정부가 행정지침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정지침은 구속력이 없고 구속력이 있는 근로기준법과 배치돼 위헌 소지를 안고 있었다. 최근 대법원은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받으면 개인적으로 반대하더라도 취업규칙 변경의 효력이 발생한다"는 2008년 판결과 다른 것이다. 장밋빛 전망도 많았다. 당초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8만2339개의 청년 일자리가 창출(2016∼2019년)되고 한국경제연구원은 26조원 인건비 절감, 31만명 신규채용 효과 등을 주장했다. 모든 기업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거나, 모든 근로자가 60세 정년까지 일한다는 무리한 가정에 기초했다.

[임금피크제 후폭풍]'정년연장·청년채용' 다 놓쳐…불만만 커졌다

채용 효과는 미미·50세 퇴직시대

남국현 부산대 경제학부 BK사업단 연구교수의 분석(2021년 7월 직업능력개발연구 ‘임금피크제의 도입이 고용 및 노동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채용 효과는 기대와 달랐다. 2011∼2015년 사이 임금피크제 시행의 신규채용 효과는 64.5%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규직 채용은 67.5% 줄고 비정규직 채용은 65.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가 있는 기업이 노조가 없는 기업에 비해 신규채용 가운데 정규직 신규채용 규모가 40.7% 정도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 교수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들이 고령 인력에 대한 인건비가 증가하자 정규직 고용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인건비 부담이 낮은 비정규직 고용으로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정년 60세 시대가 10여년을 맞고 있지만 통계청의 조사를 보면 대부분이 50세 전후에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고 정년퇴직한 비율은 10명 중 1명도 안 됐다. 정부의 권고로 임금피크제를 100% 도입한 공공기관의 경우(고용노동부 2022년 2월 발표)도 매년 정원 3% 이상의 청년고용의무가 있지만 445곳 가운데 지킨 곳은 385곳이었다. 산업은행, 한국투자공사, LH, 가스공사 등 60곳은 이를 지키지 않았다.

[임금피크제 후폭풍]'정년연장·청년채용' 다 놓쳐…불만만 커졌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65세 충격 또 온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노동계에서는 임금피크제 자체를 철폐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등 다수의 기획소송, 집단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임금피크제가 무효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희망퇴직 또는 명예퇴직 제도를 운영하는 회사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임금피크제가 무효여서 임금이 하락하지 않으면 희망퇴직 또는 명예퇴직을 선택할 유인이 현저히 낮아진다. 간헐적 또는 상시적 희망퇴직 또는 명예퇴직 제도를 통해 적정 인력의 유지 또는 신규 고용 증대 정책을 펴왔던 회사로서는 인력 운영 면에서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통상임금에 이어 임금피크제 파장, 여기에 주 4일제와 정년 65세 연장이 공론화되는 속에서 국회와 노사정이 임금체계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현재 60세 정년에서 정년 연령을 65세로 연장하면 60~64세 추가고용의 총비용은 약 15조9000억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임금피크제로 절약된 직접비용 2조5000억원으로는 약 8만600명의 청년층 근로자를 추가로 고용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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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성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의 정년연장을 의무적으로 추진할 경우 임금체계 개편방안 의무조항도 법령에 구체적이고 명시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년연장을 도입하는 경우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직무급제나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도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치권이 움직여야 하는데 쌓여 있는 현안이 많은 데다 임금피크제라는 뜨거운 감자에 굳이 손 대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며 "기업들로선 명예퇴직, 희망퇴직을 최대한 유도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텐데 이 역시 기업들에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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