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도래에 따른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인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기술과 산업이 등장하고 있다. 기존 기술이 기능 중심의 품질과 편익을 우선했다면, 융합 기반 미디어는 기능과 감성을 결합한 소통과 경험을 제공해 인간 중심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가상현실은 이용자의 경험에 기반을 둔 사회 융합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국가 정책 측면에서 보면, 2020년 7월 발표된 ‘디지털 뉴딜’ 정책에는 민간 시장 수요 창출의 기반 마련을 위해 실감형 콘텐츠 제작 및 융합형 서비스 개발, 디지털 트윈 구축 등 가상현실 활용 서비스 확산 계획이 포함돼 있었다. 당해 ‘가상융합경제 발전 정책’을 추가로 발표하면서 가상현실을 활용해 일상생활과 여가, 소통을 가상융합 공간까지 확장해 동시에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반을 조성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효과적인 소통을 위한 매체 중 하나로 메타버스(확장 가상세계)가 자주 언급된다. 메타버스 플랫폼은 기업들과 협력해 아이템 개발은 물론 쇼케이스와 패션쇼, 콘서트, 세미나, 입학식·졸업식 등까지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기반으로 이뤄지던 기존 온라인 정보공유와 소통은 수년 내 메타버스로 대체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수의 글로벌 IT 기업들은 2020년대 중반을 선도할 기술 트렌드로 ‘다중경험’을 손꼽는다.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공간에서 제공하는 실감 콘텐츠를 통해 현재 사람들이 디지털 세계를 인식하고 소통하는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가상현실 기술의 핵심은 양방향 상호작용이다. 경험하는 사용자의 주관적 경험이 더 중요한 가치가 된다. 지난 3년여 동안 우리가 경험한 코로나19는 비대면 소통 패러다임을 제공했으며, 가상현실의 실용화와 대중화를 선도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분석기술의 발달은 이러한 사회 변혁을 가속화하고 있다. 기존 인간·미디어 관계를 넘어 인간·인공지능의 관계로까지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기에, 가상현실의 기능과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가상현실 콘텐츠를 위한 기술개발과 발전에 힘써왔다면 이제는 가상현실 콘텐츠를 제공하는 공급자의 품질과 이를 경험하는 사용자의 경험 요소 및 체험 가치를 파악해 더 풍부한 경험이 되는 거시적 사회 가치 창출로 확장해야 할 시점이다.
아쉬운 점은 현재 인기에 편승한 단편적인 가상현실 활용에서 벗어나 그 확장성, 효용성 그리고 사회적 가치 창출 가능성 및 지속가능성에 대한 사회적인 고민과 논의는 다소 미비하다는 점이다. 이용자의 기술 수용에 긍정적 혹은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요인이나 개인적 특성 요인에 대한 이해도 필수적인 당면 과제다. 가상현실과 같은 혁신적 매체가 하나의 사회적 커뮤니케이션 매개체로서 미래 사회를 보다 풍요롭게 하고 다양한 이들과의 공중 관계성을 구축하도록 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의 잠재성에 대한 심도있는 검증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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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준 수원대 수원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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