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구겐하임 인베스트먼트의 스콧 마이너드 최고투자책임자(CIO)가 23일(현지시간) 가상화폐 대장격인 비트코인이 8000달러까지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 들어 급락한 비트코인이 현 시세에서 70%이상 추가 폭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마이너드 CIO는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장에서 진행된 스쿼크박스 인터뷰를 통해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행보 등을 고려할 때 (비트코인이) 하방으로 더 떨어질 여지가 아주 높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3만달러 안팎에서 거래중인 비트코인이 지속적으로 이 선 아래로 내려갈 경우 "8000달러가 궁극적인 바닥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1월9일 6만7802.30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하지만 Fed의 통화 긴축, 높아진 경기 둔화 우려에 최근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 폭락 사태까지 엎친 데 덮친 격이 되며 최근 3만달러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이날 현재 전장 대비 1.99% 떨어진 2만9342.4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한달래 하락폭만 약 24%다.
CNBC는 마이너드 CIO의 예상은 현 시세에서 70%이상 떨어진다는 전망이라고 짚었다. 이러한 예측이 현실이 된다면 이미 지난 한달간 5000억달러 상당이 날라간 가상화폐 시장에 더 큰 고통이 될 것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마이너드 CIO는 이날 "대부분의 가상화폐는 통화가 아니라 쓰레기(junk)"라고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다만 대장격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살아남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최근 가상화폐 시장의 상황을 2000년대 초 '닷컴 버블'과 비교했다. 이어 현재로선 가상화폐가 가치저장 수단, 교환 수단, 거래 단위라는 통화의 3가지 요소 중 하나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발언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최근 가상화폐에 대해 "아무 가치가 없다"고 말한 뒤 나와 더욱 눈길을 끈다.
같은 날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루나, 테라USD(UST) 폭락 사태와 관련해 두 코인 발행 구조가 자산으로 뒷받침되지 않는 ‘피라미드’라고 비판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스테이블 코인 영역에서 큰 혼란이 발생했다"며 "스테이블 코인은 자산으로 뒷받침되면 (달러 대비 가치가) 1대 1로 안정적이지만 자산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20% 수익을 약속한다면 그것은 피라미드 구조"라고 꼬집었다. 또한 "피라미드 구조에는 무슨 일이 발생하는가"라며 "결국 그것은 산산조각이 나면서 허물어진다"고 경고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