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가온칩스가 상장한 뒤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첫 방한 일정으로 삼성전자 평택 공장을 찾으면서 한국과 미국의 기술동맹 기대감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의 반도체 설계 능력, 소재·장비 역량과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능력을 아우르는 협력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오전 9시36분 가온칩스는 전 거래일 대비 9.04% 오른 2만955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가온칩스는 공모가 1만4000원으로 지난 2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첫날 시초가 2만4150원을 형성한 뒤 2만7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2012년 설립된 가온칩스는 시스템반도체 팹리스와 파운드리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다. 팹리스가 만든 설계 도면을 각 파운드리 공정에 알맞게 최적화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스템 반도체는 팹리스 업체가 회로를 설계하면 디자인 솔루션 기업이 설계 및 생산 전후 공정을 지원한다. 파운드리 업체가 제조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 시스템 반도체가 만들어진다.
정규동 가온칩스 대표는 "조감도(팹리스)가 있으면 그걸 보고 건축설계(DSP)를 하고 실제 집은 건설사(파운드리)가 짓는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고 소개했다. 팹리스 기업이 반도체를 설계해 오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라인과 팹리스 고객의 요구에 맞는 추가 작업을 중간에서 해준다. 이 과정에서 가온칩스의 고객이 곧 삼성전자의 고객이 되는 셈이다.
가온칩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시스템온칩(SoC) 회로설계, 파운드리 디자인 솔루션 및 시스템 레벨의 성능 최적화를 위한 패키징 설계, 오프칩 PSI 시뮬레이션 솔루션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 가온칩스 임직원 대비 엔지니어 비중은 88%로 업계 1위 수준이다. 8~5nm 이하의 초미세 하이엔드 공정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기술력을 구축했다.
가온칩스는 삼성 파운드리와 ARM의 디자인 솔루션 파트너다. 삼성 파운드리 디자인 솔루션 12개 파트너사 가운데 비즈니스 성과·전망, 기술력, 디자인 솔루션 개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베스트 디자인 파트너상을 수상했다. ARM과는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지 1년만에 베스트 디자인 파트너를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매출액 322억원, 영업이익 6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88.5%, 214.2% 늘었다.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성장산업 부문에서 매출이 늘고 있다. 정 대표를 비롯한 가온칩스 창립 멤버는 전부 삼성전자 출신이다. 가온칩스는 이번 상장을 통해 세계 시장의 신뢰를 얻고, 삼성의 2030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 비전을 함께 할 파트너사로서 고객 확보의 최전방에 선다는 계획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0일 첫 방한 일정으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했다. 반도체는 경제안보 분야 핵심 품목으로 부상했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한국과 미국이 단순 협력 체계를 뛰어넘는 동맹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세계 최초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 양산을 앞두고 있다. 3나노 공정 TSMC와 파운드리 격차를 줄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가 양국 정상에 3나노 GAA 웨이퍼 시제품을 소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3나노 공정이 한·미 반도체 동맹의 결실로 맺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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