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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이번엔 '탄산대란'…탄산가스 없어 용접 올스톱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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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부터 공급량 절반으로 줄어…"석화업계 보수 시기 분산해야"

[르포]이번엔 '탄산대란'…탄산가스 없어 용접 올스톱할 판 프레스 생산업체 심팩이앤지 공장 내부. 평소 용접 불꽃과 연기로 가득할 공장 내부가 썰렁해 보인다. 탄산 부족으로 공장의 작업장 중 절반 정도만 가동되고 있다. /인천=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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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18일 오후에 찾은 인천 서구 검단산업단지 내 심팩이앤지 공장. 축구장 크기 만 한 공장의 군데군데 용접 불꽃이 타오르지만 큰 공장 규모에 비해 썰렁해 보인다. 몇몇 용접공들이 불꽃을 피워 올리면서 작업에 열중하고 있지만 공장 내부는 듬성듬성 빈 곳이 많다. 이종서 심팩이앤지 생산관리팀장은 "평소에는 공장 내부가 용접으로 인한 연기가 자욱하지만, 탄산(carbonic acid) 부족으로 조업을 줄이면서 빈 작업대가 많아졌다"고 했다.


심팩이앤지는 후판(선박·건설용으로 쓰이는 두꺼운 철판)을 연간 3만t이나 원자재로 사용하는 대규모 프레스 생산업체다. 후판을 절단하거나 차폐용접을 할 때 탄산을 사용하는데 약 한 달 전부터 탄산 공급량이 절반으로 감소하자 작업량도 함께 줄일 수밖에 없었다. 야근까지 하루 1.5t의 탄산을 사용하는데 종전에는 공급업체에서 일주일에 두 번 방문해 5t 용량의 탱크로리를 채워줬다. 그런데 한 달 전부터 탱크로리를 채워주는 횟수가 한 번으로 줄더니 일주일 전부터는 800㎏(40㎏ 용량의 탄산통 20개)을 겨우 공급받고 있다. 이 팀장은 "납기가 급한 작업부터 처리하고 있는데 어제 하루만 18통을 비웠다"면서 "이마저 끊길까봐 조마조마하다. 내일부터는 작업량을 5% 더 줄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르포]이번엔 '탄산대란'…탄산가스 없어 용접 올스톱할 판 프레스 생산업체인 심팩이앤지 공장에서 기술자가 용접을 하고 있다. 평소에는 5t 용량의 탱크로리와 연결된 파이프를 통해 바로 탄산을 공급받지만, 탄산 부족해지자 40㎏ 용량의 탄산통을 급히 구해 작업에 임하고 있다. /인천=김현민 기자 kimhyun81@


지게차와 굴착기를 생산하는 대기업의 1차 밴더인 경기도 안산 소재 S기업은 일주일에 6~7t의 탄산을 사용하지만 요즘은 2~3t 정도만 겨우 공급받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한 달 정도 조업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면서 "이 상태가 더 길어지면 큰일 난다. 부품을 공급하지 못하면 모기업마저 조업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탄산 없으면 공장 멈추는데...‘조마조마’

탄산이 없어 절반가량 조업을 줄인 중소기업들이 가슴을 졸이고 있다. 그나마 조금씩이라도 공급되는 탄산가스마저 끊어지면 공장 가동을 완전히 멈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르포]이번엔 '탄산대란'…탄산가스 없어 용접 올스톱할 판 탄산가스 충전·도매업체 삼정가스공업에서 탄산가스를 충전하기 위해 직원이 공병들을 줄세우고 있다. 이날 줄선 공병들은 결국 충전받지 못해 하루를 더 기다려야 했다. /인천=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들 기업에 탄산을 공급해주는 충전·도매업체인 삼정가스공업은 요즘 가시방석 위에서 살고 있다. 탄산 제조사인 석유화학사들로부터 나오는 탄산 공급량은 절반 정도로 줄었는데 중소기업들은 더 달라고 아우성치고 있다. 이날도 남은 재고는 24t 용량의 탄산가스 탱크에 고작 2t 뿐이다. 이마저도 탱크 운용을 위해서는 더 이상 비울 수도 없기 때문에 남겨 두는 양이다. 회사 뒷마당에는 탄산을 채우지 못한 공병들이 자꾸만 쌓여가고, 탄산 제조사들을 누비며 탄산을 실어와야 할 트럭들은 갈 곳이 없어 충전소에서 하염없이 대기하고 있다.


탄산을 생산할 수 있는 곳이면 전국 어디든 출장을 보내 티끌 모으는 마음으로 탄산을 긁어모으고 있지만 태부족이다. 평소에 공급받지 않던 여수와 광양의 주정회사에 20t 용량의 탱크로리 차량을 보내면 고작 4~5t 가량 싣고 올라온다. 그마저도 중소기업들에게는 가뭄의 단비가 되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으로 사온다.


삼정가스공업은 수도권 400여 곳의 중소기업에 탄산가스를 공급한다. 신규 물량은 자꾸 줄어가고 재고마저 바닥이 보이는 상황이라 탄산을 공급하는 중소기업들에게 조업 감소를 요청하고 있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심재우 삼정가스공업 경영기획실장은 "신규 물량이 한 달 전의 절반도 들어오지 않으면서 고객사들에게 조업을 줄여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미 조업을 중단한 업체도 있다. 재고도 거의 없고, 공병만 늘고 있다. 다음 달 초까지 앞으로 1~2주가 최대 고비"라고 우려했다.


[르포]이번엔 '탄산대란'…탄산가스 없어 용접 올스톱할 판 탄산 제조사에서 탄산을 실어와야 할 트럭들이 갈 곳이 없어 충전소에서 하염없이 대기하고 있다. /인천=김현민 기자 kimhyun81@


5월 평소 탄산 생산량 70% 감소

탄산은 석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원료탄산)이다. 이를 정제·액화·유통하는 탄산메이커 업체를 통해 주요 수요처와 도매상들에 공급된다. 원료탄산을 생산하는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이 지난 3월부터 정기보수에 돌입, 탄산생산량이 감소하면서 탄산대란이 촉발됐다.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석유화학 시설 정기보수 주기에 발맞춰 2~3년 단위로 반복됐던 탄산 부족사태가 올해는 특히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2020년 탄산대란 이후 비축분을 쌓을 여유도 없이 코로나19가 덮쳐 냉동·신선식품 포장 수요가 증가했고, 이에 따른 드라이아이스 소비량도 늘어나면서 탄산 소비도 급증한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하루 탄산 생산능력은 2740t, 월 8만3000t 가량인데 지난 3~4월 탄산 생산량은 평소의 80%였지만, 석유화학 기업들의 보수기간이 겹치는 이달에는 70%나 생산량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탄산 재고량의 지속적인 감소와 드라이아이스의 수요 증가 등으로 탄산대란은 예상보다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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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식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협회 전무는 "탄산 부족현상이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의 보수시기 분산 만이 해결책"이라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지 않으면 탄산대란을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호소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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