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6조원대 자구책 마련…부동산·지분 판다

[아시아경제 세종=이동우 기자] 올 1분기 8조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기록한 한국전력공사가 주요 자산 매각을 통해 6조원대 실탄을 확보하는 자구책을 마련했다. 한전기술 지분 일부와 한국전기차충전 등을 매각하고, 부동산 25개소와 미국 태양광 사업 등을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전력은 18일 오후 발전자회사 등 11개사 사장단이 참석하는 '전력그룹사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이같은 방안을 담은 자구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한전은 보유 중인 출자지분 중 공공성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지분을 제외하고 모두 매각해 8000억원을 확보키로 했다. 한전기술 지분 4000억원 규모(14.77%)를 시장에 내놓고 한국전기차충전은 즉시 매각할 방침이다. 한전KDN 등 비상장 자회사 지분은 정부와 협의를 거쳐 상장한 후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외 국내 특수목적법인(SPC)들도 경영진단을 통해 효율화하거나 매각한다.

보유 부동산도 매각한다. 의정부 변전소 부지 등 한전 보유 부동산 15개소(3000억원)와 그룹사 보유 부동산 10개소(1000억원)을 매각하고, 현재 사용 중인 부동산의 경우 대체시설 확보 등으로 제약요인을 해소한 후 추가 매각해 총 7000억원을 마련키로 했다.

모든 해외 석탄발전소도 단계적으로 철수한다. 필리핀 세부의 SPC 합자사업과 미국 볼더3 태양광 등도 연내 매각을 추진할 예정이다. 해외 사업 구조조정을 통한 자구노력 목표는 1조9000억원 수준이다.

연료비 절감 노력을 위해 발전사들의 유연탄 공동구매를 확대하고 발전연료 도입선을 다변화하는 등 다각적인 전력 생산원가 절감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안전경영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투자사업의 시기를 조정하고 업무추진비 등 경상경비도 30% 긴축할 계획이다. 조직 측면에서는 재무상황이 정상화 될 때까지 정원을 동결한다. 전력그룹사간 유사, 중복업무는 재검토해 통합운영할 예정이다.

이날 사장단은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그간 해결하지 못했던 구조적·제도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기 위해 전력그룹사의 역량을 총결집하기로 다짐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