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북한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식 취임을 앞두고 무력 도발을 이어가는 가운데 오는 10일 취임식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외교전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취임식에 미국을 비롯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만큼 북한 미사일 발사 등 대북 문제와 국제 정세에 대한 긴밀한 협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7일 외교가에 따르면 오는 10일 윤 당선인 취임식에는 143명의 주한외교사절을 포함해 약 300여명의 외빈이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가 참석한다. 이달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이 예정돼 있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나 국무장관 대신 부통령 남편을 보내 동맹에 성의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마틴 월시 노동부 장관, 아미 베라 하원의원, 메릴린 스트리클런드 하원의원, 토드 김 법무부 차관보, 린다 심 대통령 인사담당 특별보좌관과 소설 ‘파친코’의 이민진 작가 등이 참석한다.
중국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 측근인 왕치산 국가 부주석이 참석한다. 시 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참석하는 왕 부주석은 의전상 중국이 그간 한국 대통령 취임식에 보낸 사실상의 최고위급 인사다. 취임준비위는 외빈 참석 명단에서 왕 부주석을 정상급 인사로 분류했다.
일본에서는 하야시 외무상을 대표로 파견한다. 지한파 인사로 통하는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도 참석한다.
러시아에서는 별도의 외교사절이 방한하지 않고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 대사가 참석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한러관계 악화 등이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윤 당선인은 취임 직후 고위 외교사절들을 접견할 예정이어서 취임식을 무대로 한 주요국들의 외교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특히 7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대북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윤 당선인은 취임식 이후인 10일 오후 왕 부주석을 접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왕 부주석은 한중관계에 대한 시 주석의 메시지를 윤 당선인에게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하야시 외무상은 10일 오후 윤 당선인을 예방하고 한일관계에 대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한 전문가는 “윤 당선인의 취임식을 계기로 한미, 한중, 한일관계 강화를 위한 외교전이 활발하게 벌어질 것”이라며“북한 무력 도발 지속,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 국제 정세가 심상치 않은 만큼 양국 현안을 비롯 대북 및 국제 문제에 대한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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