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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섭의 금융라이트]도대체 '내부통제'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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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구성원이 모두 지켜야 할 절차
금융사들은 일반기업보다 깐깐하게
제대로 못 갖추면 금융사고 위험성

금융은 어렵습니다. 알쏭달쏭한 용어와 복잡한 뒷이야기들이 마구 얽혀있습니다. 하나의 단어를 알기 위해 수십개의 개념을 익혀야 할 때도 있죠. 그런데도 금융은 중요합니다. 자금 운용의 철학을 이해하고, 돈의 흐름을 꾸준히 따라가려면 금융 상식이 밑바탕에 깔려있어야 합니다. 이에 아시아경제가 매주 하나씩 금융이슈를 선정해 아주 쉬운 말로 풀어 전달합니다. 금융을 전혀 몰라도 곧바로 이해할 수 있는 ‘가벼운’ 이야기로 금융에 환한 ‘불’을 켜드립니다.


[송승섭의 금융라이트]도대체 '내부통제'가 뭐길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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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 최근 금융권에서 ‘내부통제’라는 말이 자주 거론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에서 600억원대 횡령사고가 벌어지자 각종 기사에 “내부통제 실패”라는 표현이 쓰이고 있죠. 금융감독원은 수장이 직접 모든 은행에 내부통제 시스템을 점검하라는 지시를 내렸고요. 그만큼 금융권에서 내부통제의 중요성은 큽니다. 내부통제란 과연 무엇일까요?


내부통제란 ‘한 회사의 모든 구성원이 지켜야 할 절차’를 말합니다. 광범위한 개념으로 일종의 규칙이라고 이해해도 무방합니다. 회사가 자체적으로 만드는데 회장, 이사회, 임원과 직원 모두가 따라야 합니다. 만약 모두가 서로 다른 규칙에 따라 움직인다고 생각해보세요.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고 회사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겠죠. 누가 잘잘못을 했는지 책임을 묻기도 어려울 거고요.


그래서 좋은 회사란 내부통제가 잘 갖춰진 곳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영업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임직원들이 법규와 규정을 잘 준수하며, 조직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려 노력한다는 뜻이니까요. 주주 입장에서도 내부통제 수준이 높은 회사일수록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을 거고요.


내부통제는 크게 ‘회계관리통제’와 ‘업무관리통제’로 구분합니다. 회계관리통제는 기업의 자산보호와 회계기록의 신뢰성 유지가 목적입니다. 업무관리통제는 기업 내 부정과 오류의 사전예방, 발견, 경영진의 정책·규정 준수, 업무 효율성과 효과성 증진이 목표죠. 다시 말해 돈을 꼼꼼히 관리하고 안전히 보관하기 위한 절차가 회계관리통제, 업무를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절차가 업무관리통제입니다.


내부통제를 잘 꾸리는 데 필요한 요소에는 통상 5가지가 꼽힙니다. 먼저 내부통제를 잘 관리할 수 있는 인재를 확보해야겠죠. 이걸 ‘통제환경’이라고 합니다. 기업에서 벌어지는 각종 위험을 효과적으로 알아채는 ‘위험평가’, 내부통제를 지키기 위해 역할을 잘 구분해놓는 ‘통제활동’도 있고요. 또 정확하고 적절한 정보 흐름을 의미하는 ‘정보 및 의사소통’이 있어야 하고요. 사고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후속조치(‘모니터링’)가 원활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이 5가지가 모두 탄탄해야 안전하고 효율적인 기업이 되는 거죠.


금융사 '내부통제'가 더 깐깐해야 하는 이유

특히 금융사들은 다른 민간기업보다 더 깐깐한 내부통제 의무를 받습니다. 개인과 기업의 예금을 다루는데다 사고가 났을 때 국가사회와 경제에 끼치는 파급력이 크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은행은 신뢰성이 생명인 만큼 당연히 내부통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겠죠. 내부통제가 탄탄해지면 영업활동 중 생기는 오류나 일탈행위를 막고 위험이 발생해도 시정조치를 빠르게 취할 수 있고요.


한국에서 금융권 내부통제가 규정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건 2004년입니다. 이때 회계관리통제로 볼 수 있는 ‘내부회계관리제도’가 규정됐죠. 업무와 관련된 전반적인 내부통제 규정은 2015년 마련됐고, 2017년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지면서 내부통제기준 의무가 한층 강화됐습니다.


내부통제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요? 내부통제 실패로 금융사고가 터진 사례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 1995년 베어링스은행 파산사건이 대표적입니다. 베어링스은행은 싱가포르 지점에서 고위험 파생상품을 팔면서 누적손실 규모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파산해버렸습니다. 2000년대 엔론 회계부정 사건, 2008년 대형 투자은행들의 투자손실도 마찬가지고요. 우리은행이 6년간 세 차례에 걸쳐 614억원을 빼돌린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도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예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은행 내부통제의 최종 책임자는 누구일까요? 내부통제에 실패했을 때 최종책임자는 누구여야 할까요. 이 문제를 두고 금융당국과 은행의 생각이 다소 다릅니다. 금융감독당국은 기본적으로 최종 책임자는 ‘CEO(은행장)’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은행들은 금융사고가 벌어졌을 때 내부통제기준을 소홀히 마련했다는 이유로 CEO를 제재하는 것은 다소 과하다는 입장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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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누구를 책임자로 보든 간에 내부통제에는 근본적인 허점이 있습니다. 아무리 완벽한 제도를 꾸려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거죠. 결국 회사는 불완전한 인간으로 구성된 곳이라 그렇습니다. 아주 뛰어난 인재도 가끔은 방심하고 업무에 지쳐 판단을 그르칠 수 있다는 거죠. 이걸 ‘집행위험’이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위험을 막으려면 내부통제를 꾸준히 강화하고, 들여다보고, 깐깐하게 감시하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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