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 두고 시민들 입장 엇갈려
尹 인수위 "5월 하순에 '실외 마스크 프리' 선언을 검토"
시민들, 때아닌 무더위로 마스크 착용 불편 호소
다만 코로나 확산세 여전·새 변이 출현으로 재확산 우려도
의료계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가 시기상조"
정부가 2년1개월만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해제하기로 결정한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서 직장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출근길에 오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데 이어 마지막 남은 방역지침인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덥고 습도가 높은 여름 전에는 마스크 착용을 안하는 이른바 '실외 노 마스크'가 시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또 다른 변이를 막기 위해 실외에서도 당분간은 마스크 의무 착용 조치를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방역당국은 지난 25일부터 코로나19의 법정감염등급을 기존 1급에서 2급으로 하향했다. 이와 더불어 지난 18일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했고, 유행 상황을 지켜본 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외 마스크 해제에 거듭 우려를 표해온 인수위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실외 마스크 프리' 선언을 검토하겠다고 알렸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해제 선언을) 5월 하순 정도에 상황을 보고 판단하려 한다"면서 "외국 선진국에서 실외 마스크를 해제한 수준 정도로 (확진자 수가) 내려오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에 찬성하는 시민들은 최근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오면서 마스크 착용에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6일 서울 최고 기온이 28도에 육박하는 등 이달 들어 여름 같은 무더운 날씨가 나타나고 있다. 4월 중 서울 일 최고기온이 28도 이상으로 관측된 것은 지난 1907년 관측 시작 이래 16번에 불과하다.
특히 이른 더위는 여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의 '여름 기후 전망'에 따르면 여름 평균기온이 평년(23.4~24.0도)보다 높을 확률이 50%다. 기상청은 "6월에 낮 동안 기온이 상승해 고온 현상이 나타날 때가 있고 7~8월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무더운 날씨를 보일 때가 많겠다"고 예상했다.
반면 아직 실외 마스크 해제가 이르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확진자가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바이러스가 확산하거나 또 다른 변이가 출현할 위험도 있다는 것이다. 28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5만7464명이다. 최근 8일 동안 확진자 규모가 10만명 밑을 맴돌면서 코로나 확산세가 완연한 감소세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여전히 일일 사망자가 100명을 웃도는 등 방역상황을 속단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방역당국은 현재 미국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서 처음 검출된 'BA.2.12.1'의 미국 내 점유율은 이달 2일 6.9%에서 지난 16일 19.0%로 불과 2주 만에 급등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지난 26일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2.12.1 변이에 대해 "작년 12월 미국에서 처음 검출됐는데 최근 빠르게 BA.2를 대체해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검출 사례는 없다. 그러나 이런 변이를 포함한 여러 변이 발생에 대해 경계심을 갖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의료계는 코로나19 재유행 우려를 이유로 들어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가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회는 지난 26일 대국민 권고문을 내고 "정부에서 밝힌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는 현재 국내 코로나19 감염상황에서 시기상조"라면서 "가장 기본적인 개인 보호구인 마스크 착용 의무화 전면 해제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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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이어 "특히 밀폐된 공간이나 실내, 고령층을 포함한 코로나19 고위험군과의 만남, 집회, 공연, 행사 등 다중이 모이는 경우, 실외에서 모르는 사람과 만나는 경우, 의료기관 방문 등에서 마스크 착용이 권고된다"면서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에서 아직 완전히 종식된 것이 아님을 재차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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