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이후 단기채권 ETF에 6357억원 유입
자금유입 1위 'KODEX 단기채권PLUS
금리인상에 주식·채권 시장 변동성 ↑
투자처 찾기 전 관망 자금 유입으로 해석
[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세계 주요 중앙은행의 긴축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단기채권 상장지수펀드(ETF)로 모이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3월17일~4월19일) 동안 자금 유입이 가장 많은 ETF는 5007억원이 몰린 ‘KODEX 단기채권PLUS’였다. ‘TIGER 단기통안채’도 1327억원이 들어오며 자금 유입 상위 9위에 이름을 올렸다.
3월17일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년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날이다. 작년과 비교하면 차이가 두드러진다. 작년 같은 기간 자금 유입 1위는 3534억원이 유입된 ‘KODEX 200선물인버스2X’였다. 이어 ‘TIGER 단기통안채’(3223억원), ‘KODEX 단기채권PLUS’(1526억원) 순이었다.
이 기간 단기채권 관련 ETF 상품에 총 6357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전년 동기(4404억원) 대비 30.7% 증가한 규모다.
단기채권 ETF가 투자자들의 ‘임시 정거장’이 된 모양새다. 단기채권 ETF에 돈이 모이는 이유는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탓이다. 시장은 5월 초(3~4일 예정) 개최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연내 ’빅스텝‘이 몇 차례 이어질지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코스피는 올 초(1월3일) 2988.77에서 전일 2718.89로 9.0% 하락했고, 서울 채권시장에서는 지난 11일 국고채 30년물 금리(3.146%)와 3년물 금리(3.186%)가 사상 처음으로 역전됐다. 30년물은 장기물 대표성이 낮고, 수요가 적지만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처음 발생한 만큼 파장이 컸다.
특히 채권시장의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수익률은 낮지만 안정적이던 국고채 ETF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평가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반면 단기채권 수익률은 0.1~0.3%를 보이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1년 미만 단기채권은 채권 평가 손실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다"며 "최근 증시나 채권시장이 모두 안 좋아 단기 투자 자금이 단기채권 ETF로 모인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단기채권 ETF를 새로 선보이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오는 7월 단기채권 ETF를 신규로 상장할 예정이다. 해당 ETF에는 1년 미만의 통안증권, 은행채 등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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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ETF는 순자산 규모와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며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투자 수요와 시장 트렌드에 맞는 상품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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