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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전문성 기대" vs "또 교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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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계 기대-우려 엇갈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전문성 기대" vs "또 교수냐" 이종호 과학기술정통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열린 윤석열 정부 8개 부처의 장관 후보자 인선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인수위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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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0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 삼성전자와의 4000억원대 특허 소송에서 이긴 반도체 전문가ㆍ대학 교수 출신으로 다소 의외의 발탁이라는 평가가 많다. 과학기술계에선 반도체 산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와 함께 경력ㆍ명망ㆍ식견 등이 아니라 권력 핵심과의 '친분'이 기준이 된 인사가 또 다시 재현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 삼성전자 4000억원대 소송…이종호법 제정

이 후보자는 삼성전자와의 4000억원대 반도체 특허 소송에서 상당한 배상금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11일 국내 언론 보도를 종합해 보면, 2018년 6월 미국 텍사스 동부지법 배심원단은 삼성전자가 이 후보자에게 4억달러의 특허권 위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평결을 내렸다. 이 후보자는 2003년 미국에서 특허를 낸 '벌크 핀펫(FinFET)'이라는 기술을 발명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피시 등에 쓰이는 3차원 트랜지스터 기술로 모바일 기기를 빠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이다. 이 후보자 측의 특허권을 위임받은 카이스트(KAIST)의 지식재산권 관리 자회사 케아이피(KIP)는 삼성전자가 이 기술을 갤럭시S6때부터 사용하고도 특허권료를 내지 않았다며 2016년 미국 텍사스 동부지법에 소송을 제기했었다. 당시 텍사스 동부지법 배심원단은 특허권이 유효하며 삼성전자가 '고의로 침해했다'는 평결을 내렸다. 이후 케이아이피 측은 삼성전자와 최종 판결 이전에 합의를 통해 상당한 액수의 배상금을 받고 소송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자 측은 또 같은 기술 특허권과 관련 인텔로부터도 기술 사용료 100억원을 지급받았으며, AMD에도 지난해 특허권 사용료 지급을 요구했다.


이같은 이 후보자의 지식재산권 소송은 이른바 '이종호법' 제정으로도 이어졌다. 국회는 지난해 3월24일 대학 또는 공공연구기관이 연구개발 성과인 직무발명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는 경우 발명자에게 돌려주도록 하는 일명 '이종호법' 등을 담은 발명진흥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공공연이 포기하는 특허를 발명자가 양수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국가 공무원의 직무발명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계약(전용실시계약)의 갱신제한을 완화하는 것을 핵심이다. 이 후보자가 .서울대 교수로 재직 중인 상태에서 발명한 기술의 특허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권리를 보호받지 못한 사례에서 착안한 법안이었다. 과학기술계 한 관계자는 "이 후보자도 특허권 위임에 따른 수수료 등을 제외하고 단일 특허 기준 사상 최고 수준의 특허권료를 지급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워낙 대단한 기술이어서 당시 상당한 화제가 됐고, 특허권 보장에 대해 법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와 법 제정까지 된 사례"라고 말했다.


◇기대 반 우려 반

이 후보자의 지명은 윤 당선인의 반도체 산업 중시라는 국정 철학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윤 당선인은 대선 출마 결심 직후 지난해 5월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를 방문해 이 후보자로부터 4시간 동안 반도체에 대해 '과외'를 받은 인연으로 이 후보자를 지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지난 7일 헬기를 타고 이동하며 상공에서 경기도 평택 소재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둘러보며 특별한 관심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에 대해 학계에선 반도체 기술 개발과 산업 활성화가 한국의 국운을 좌우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관련 전문가를 임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대학 교수는 "반도체가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신냉전 구도 속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는 한국에겐 버팀목이 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산업이 됐다"면서 "전문가를 임명해 과학기술 개발이나 산업 진흥 정책에서 반도체를 중심에 놓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 후보자가 오랫동안 연구에 집중해 현장의 애환을 잘 알고, 순수 과학이 아니라 공학을 전공하고 각종 보직을 거치면서 행정을 경험한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반면 정부 출연연구기관 등 일부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과학기술계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명망ㆍ경력ㆍ식견이나 네트워크 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고, 권력의 '핵심'과의 친분으로 어느날 갑자기 장관에 임명돼 '얼굴 마담' 역할에 그치는 그동안의 선례를 답습했다는 것이다. 또 경제 사회적 과제 해결을 위한 실용적 방안 마련에 능력을 발휘하거나, '관료들의 장벽'을 넘어선 과감하고 적극적인 행정 장악ㆍ의사 결정과 추진 능력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출연연에선 "또 교수냐"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교수들은 수월성 위주로 잘하는 사람 뽑아서 태능선수촌처럼 양성하고 연구하면 된다는 마인드가 강하다"면서 "바탕과 시스템을 갖추고 꾸준히 가야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잘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전공 분야는 잘 알지 모르지만 과학기술이 워낙 복잡하고 넓어져서 다른 분야나 국제적인 흐름도 파악하고 있을 지는 의문"이라며 "행정 경험과 학계 경력을 갖춘 이창양 카이스트 교수가 산업통상부 장관에 임명된 것을 감안하면 과학기술이 산업 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데 있어 또 다시 산업통상부에 주도권을 빼앗길 것 같다는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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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다음달 실시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경우 국립대 교수 출신인 만큼 해외 출장ㆍ연구비 회계ㆍ논문 표절 여부 등에 대한 검증이 이뤄질 전망이다. 또 반도체 분야 외 다른 과학기술, ICT 분야, 방송통신 등 과기정통부 담당 정책 분야에 대한 식견과 소신 등에 대한 질의가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도 위기에 처한 이공계 인재 공급 방안, 연구 자율성ㆍ창의성 보장과 효율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정책 방안, 뒤늦게 출발해 애매한 상황에 놓인 우주 개발 정책의 향후 추진 방향, 기초과학 지원 강화 방안, 반도체 소ㆍ부ㆍ장(소재ㆍ부품ㆍ장비) 사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코로나19 관련 백신ㆍ치료제 개발 지지 부진 등에 대한 이 후보자의 대안 제시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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