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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디지털시장법 잠정 합의…'빅테크 공룡' 독점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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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빅테크 횡포 막을 대형 방패 구축…플랫폼 기업 '발등에 불'

유럽 디지털시장법 잠정 합의…'빅테크 공룡' 독점 막는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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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이르면 내년 초부터 애플은 아이폰에 자사 앱스토어 외에 다른 앱마켓을 허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수집한 개인정보를 활용한 타깃 광고를 제한받게 된다. 왓츠앱과 같은 대형 메신저 사용자들은 텔레그램 등 다른 메신저와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도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4일(현지시간) 대형 온라인 플랫폼의 시장 권력을 제한하기 위한 새로운 EU 규정인 디지털시장법(Digital Markets Act) 도입에 잠정 합의했다. 이는 구글, 아마존, 애플 등 소위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라 불리는 대형 온라인 플랫폼의 시장 권력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다. 이 법이 시행되면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 IT 생태계와 비즈니스 모델에 일대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업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대형 온라인 플랫폼 규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애플·페북 사업모델 직격탄

이번 합의는 유럽의회와 EU 집행위, 유럽이사회가 16개월간 논의한 끝에 나온 것으로 각 기구의 최종 승인 절차를 거쳐 연내 발효, 내년 초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대상 기업은 시가총액 750억유로(약 100조9000억원) 또는 유럽 내 매출 75억유로 이상인 대형 플랫폼으로 규정된다. 이에 따라 구글, 알파벳,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알리바바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시장법은 2018년 유럽 개인정보 보호법이 통과된 이후 기술 기업을 규제하는 가장 포괄적인 법안으로 평가된다. 폴리티코,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 법은 IT 기업의 개인 데이터 결합을 제한해 타깃 광고를 어렵게 한다. 구글, 페이스북 등의 광고 비즈니스 모델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 디지털시장법 잠정 합의…'빅테크 공룡' 독점 막는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또 서비스를 연계해 사용하도록 만들거나 전 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먼저 도입한 인앱결제(앱 안에서 자체 개발한 내부 결제 시스템으로 결제하도록 하는 방식) 강제 금지 규정도 포함됐다. NYT는 애플과 구글의 경우 앱을 다운받을 수 있는 자사 앱스토어 외에 다른 대체재를 허용해야 하며 아마존은 외부 판매자들로부터 취합한 정보를 사용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마존과 구글의 경우 검색 시 자체 제품을 다른 소규모 경쟁업체보다 상위에 게재하는 조치를 제한당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메신저와 관련한 규정도 포함됐다. 왓츠앱과 같은 대형 메신저 사용자가 경쟁 업체인 시그널, 텔레그램 등의 사용자와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제한을 풀어야 한다. 와츠앱 사용자끼리만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게끔 해 대형 메신저 업체들이 사용자를 독점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러한 규정을 위반하면 EU 위원회는 직전 회계연도 기준 전 세계 총매출의 최대 10%, 반복적으로 위반할 경우 20% 규모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고 조직적인 위반행위가 있을 경우에는 기업 인수를 제한한다고 EU는 밝혔다.

"빅테크 지배력의 종말"

유럽의회에서 디지털시장법 제정을 주도해온 안드레아스 슈왑 의원은 "이 법은 빅테크 기업들의 확대되는 지배력의 종말을 볼 수 있게 할 것이다. 이제부터 이 기업들은 인터넷상에서도 공정 경쟁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유럽은 더 많은 경쟁과 혁신, 사용자의 선택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은 2018년 개인정보 보호법을 비롯해 IT 기업에 대한 압박을 수년간 지속, 규제기관으로서의 리더십을 확고히 해왔다. 그런 만큼 이러한 유럽의 규칙이 글로벌 표준으로 채택되는 경우가 많아 전 세계적으로 규제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아누 브래드포드 컬럼비아대 법학 교수는 "EU 규제당국이 미 기술기업을 규제할 때 한 발 빠져있었던 미 의회도 그저 관망하던 것을 멈추고 입법을 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IT 기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30일 유럽을 방문해 EU 집행위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부위원장 겸 경쟁담당 집행위원을 만나 경쟁과 디지털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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