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미얀마 군부는 미국이 로힝야족에 대한 자신들의 만행을 '집단 학살'로 공식 규정한 데 대해 반발했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군정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미얀마는 어떠한 집단학살 행위에도 가담한 적이 없고 어느 집단을 말살하려는 의도도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앞서 지난 21일(현지시간) "미얀마 군부가 로힝야족을 대상으로 집단 학살과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발표했다.
미얀마 외교부는 이에 대해 "블링컨 장관의 발언은 정치적 동기가 있고 주권 국가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해 취임 당시 미얀마 군부가 로힝야족에 저지른 폭력 사태에 대한 새로운 검토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로힝야족 탄압에 대한 법적, 사실적 분석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미얀마 외교부는 "미국 정부의 이같은 결정은 신뢰할 수 없고 검증 불가능한 출처와 광범위한 의혹에 근거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지난 2017년 미얀마 라카인주에서는 로힝야족 일부가 종교 탄압 등에 반발해 경찰 초소를 습격하자 정부군이 대대적인 토벌 작전에 나섰다. 이로 인해 최소 로힝야족 73만명이 집을 떠나 방글라데시로 피란했다. 당시 미얀마군은 로힝야족을 대상으로 살인, 강간, 방화 등을 일삼았다.
현재 로힝야족 학살 사건은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며 국제형사재판소(ICC)도 로힝야족 추방에 관한 조사를 하고 있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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