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조국을 지키기 위해 결사항전에 나서고 있다.
1일 연합뉴스는 지난달 27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헝가리로 피신하는 데 성공한 한 교민의 말을 전하며 "현재 대부분이 시가전과 탱크를 이용한 전차전"이라며 "시체가 바닥에 널브러질 정도로 교전이 심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키예프에 남아있는 다른 가족과 지인들을 통해 현지 상황을 전해 듣고 있다는 해당 교민은 민간인들이 러시아군에 적극적으로 맞서고 있다며 "여성들이 매복해 있다가 러시아 탱크가 나오는 지점에 화염병 20∼30개를 던져 전소시키거나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탱크 부대 앞에서 '돌아가라'고 막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감동적이었던 것은 마을 주민 100∼200명 정도가 무기를 하나도 들지 않은 채 탱크를 막아서니 탱크가 돌아가는 장면이었다"며 "이런 일들 때문에 러시아가 예상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쟁 발발 후 우크라이나에서는 시민들이 러시아 침공에 맞서 자원입대를 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전·현직 대통령과 신혼부부 등이 자발적으로 총을 들었고 터키에서 활동하던 미인대회 출신 우크라이나 여성도 러시아 침공에 맞서기 위해 드레스 대신 군복을 입었다.
2015 미스 우크라이나 출신의 아나스타샤 레나(31)는 지난 23일 인스타그램에 전투 복장을 갖추고 총을 든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아나스타샤는 전쟁 이전에는 모델과 PR(홍보) 매니저로 일했으며 평소에도 사격을 스포츠로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그는 우크라이나 군대에 자원봉사 중이다.
지금까지 아나스타샤처럼 우크라이나 방위군에 자원입대한 여성은 3만5000여명에 이른다. 또 전국의 일반 시민들이 총 다루는 법에서부터 화염병을 만드는 방법, 수류탄 던지기 등 여러 기본적인 전투 훈련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원봉사 군인들은 자원봉사 중인 것을 알리기 위해 노란색 팔 띠가 있는 옷을 입고 우크라이나 도시를 순찰 중이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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