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사이트에서 세트 최대 30만원에 판매
'마지막 선물세트' 희소성이 소비심리 자극
설 선물세트 싸게 사기 위한 알뜰족도 사이트 찾아
[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 마지막 설 선물세트 내놔요. 포장지도 안 뜯었습니다." 명절이 끝난 뒤 문 대통령의 마지막 설 선물세트가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번 설에 국가유공자, 사회적 배려계층, 코로나19 의료진 등 1만5000명에게 선물을 보냈다. 문배주나 꿀, 전남 광양 매실액, 경북 문경 오미자청, 충남 부여 밤 등 지역 특산물을 담았다.
4일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 번개장터에서 판매자들은 문 대통령 설 선물세트를 25만~30만원에 내놓았다. 심지어 빈 선물 박스도 6만원에 거래됐다. 당근마켓의 경우는 15만~16만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김영란법에 따라 해당 선물세트는 가격이 1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거의 두 세배 가까이 웃돈을 주고 사고파는 셈이다. 대통령 시계, 취임우표 등이 여전히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마지막 선물세트’라는 희소성이 소비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선물세트를 제외하면 통상 명절 이후 중고거래 사이트는 싼 가격에 선물세트를 내놓고 사려는 ‘알뜰족’으로 붐빈다. 직장인 차연수씨(29)는 설 연휴가 끝나고 당근마켓에서 스팸 12개가 든 ‘CJ 스팸6호 선물세트’를 2만6000원에 구매했다. 통상 3만5200원에 팔리는 세트다. 차씨는 "명절 선물세트가 싸게 나오는 명절 직후는 자취하는 사람에게는 대목이나 마찬가지"라며 "생필품을 싸게 살 수 있어 이때를 자주 노린다"고 말했다.
이날 당근마켓 기준으로 서울 지역 설 명절 중고거래 판매 게시글은 약 140건에 달한다. ‘CJ 특별한 선택 N호 설날 선물세트’(2만8500원)는 2만3000원에 거래되고, 참치와 스팸이 담긴 ‘동원 건강한 9호’(5만2800원)는 3만2000원에 팔렸다. 판매자는 "참치랑 스팸을 안 좋아해 선물 받은 그대로 내 놓는다"며 "케이스도 그대로 있어 다른 사람 선물로 줘도 된다"고 상품을 소개했다. 프리미엄 라인도 인기다. 정가 10만원인 현대백화점 ‘명인명촌’ 선물세트는 반값인 4만9900원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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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세로 기프티콘 명절 선물이 늘어나자 기프티콘 되팔기도 성행했다. 베이커리, 외식 상품권 등이 주를 이뤘다. 기프티콘 거래 사이트 ‘팔라고’에서는 SPC상품교환권 1만원권이 8000원에 팔렸고, 페이즈 기프트 외식 교환권은 정가 5만원에서 13% 할인된 가격인 4만3300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직장인 이동영씨(31)는 "쓰지 않는 기프티콘을 기한 연장만 하느니 되팔고 돈을 버는 게 낫다"며 "앱테크(앱+재테크)로 돈 모으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번 명절 기프티콘 판매금으로 벌써 3만원을 적립했다"며 "이를 현금으로 바꿔 사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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