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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보장 보험 팔아라"…고민 깊어진 보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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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보험 판매 요구 잇따르자
공동개발 논의했지만 출시 연기
위험률 크고 법 취지 어긋나

"중대재해처벌법 보장 보험 팔아라"…고민 깊어진 보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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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법인 영업을 하다보면 중소기업 사장님들이 중대재해처벌법을 보장해주는 보험은 없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새로 시행되는 법에 그만큼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경영 활동에서 위험요인을 줄여주는 보험의 역할을 생각하면 관련 보험이 필요하지만 생각보다 간단치 않아서 고민이다."


노동자가 산업 현장에서 일하다가 숨지면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책임을 묻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손해보험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특정 대상을 처벌할 뿐만 아니라 처벌 수위가 높아 전례없는 경영 리스크로 떠오르면서 관련 보험을 판매해달라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보험 위험률이 상당할 수 있고, 또 보험을 만드는 것부터 법 취지와 맞지 않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일부 손해보험사들이 중심이 돼 ‘중대재해처벌보험(가칭)’ 개발을 위한 협의를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오는 27일 법 시행 날짜에 맞춰서 보험 판매를 시작하자는 구체적인 시기까지 언급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중소형 손보사 관계자는 "실형이나 징벌적 손해배상 등 법 위반 시 강력한 처벌을 받게 되면 기업 활동의 연속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새로운 법인보험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면서 "법이 처음 시행되기 때문에 보험사 한 곳이 독점적으로 상품을 만들어서 판매를 하기에는 부담이 커 공동으로 개발하기 위해 논의해왔다"고 설명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자가 발생하거나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하는 등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등이 안전관리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면 징역 등 형사처벌을 받게 되고 민사상 손해액의 최대 5배의 범위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법 시행 전부터 부담을 호소하는 기업들이 많았고, 현재 판매중인 임원배상책임보험이나 환경오염피해배상보험 등은 중대재해처벌법을 보장하지 않기에 상품성은 충분하다는 판단이었다. 2020년 시행된 ‘민식이법’에 대해 형사합의금이나 벌금을 보장해 히트를 친 운전자보험이 성공사례였다.


하지만 중대재해처벌보장보험 출시는 결국 무기한 미뤄졌다. 보장 내용이 법 시행 취지에서 어긋날 수 있고, 징벌적 손해배상을 보험사가 직접 담보했을 때 위험률이 상당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기업들이 안전 관리를 강화하도록 만들어졌는데, 법 위반 시 손실을 보험사가 보장을 해주면 결과적으로 관리 의무를 소홀하게 만들 수 있어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었다.


여기에 최근 현대산업개발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로 ‘조 단위’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면서 관련 협의마저도 사실상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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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업계 관계자는 "운전자보험은 부주의 등 과실에 대한 손실을 보장하는 반면에, 중대재해처벌법은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것을 고의로 전제하고 있어서 두 상품 간에 차이가 있다"면서 "보험이 고의적 범죄자의 손실을 보장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서 서둘러 출시하지 말자는 결론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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