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금리 인상·양적 긴축으로 인플레 대응"

청문회 발언 후 국채금리 하락...뉴욕 증시 상승 전환
"인플레 우려 있지만 하락할 것"
"통화정책 정상화는 먼 여정"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3월 테이퍼링을 마무리하고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더 이상의 경기 부양이 필요 없다면서 인플레이션 차단을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아울러 인플레 차단이 노동자들을 위한 일임을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11일(현지시간) 상원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우리가 예상한 상황이 이어지면 3월에 자산매입종료(테이퍼링)을 마치고 올해 내내 금리를 인상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또 "하반기 어느 시점에는 양적 긴축도 시작할 것이다. 이것이 통화 정책 정상화로 가는 길이다"라고 부연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되돌리기 위한 수단을 쓸 것"이라면서 "정상화로 가는 길은 멀다"라고 주장했다.

파월 의장은 "경제가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노동 시장이 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높은 인플레이션과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라는 문제가 남아있다"라고 진단했다.

파월 의장은 하루 전 공개한 서면 인사말에서도 같은 언급을 한 바 있다. 이날 의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도 적극적인 금리 인상 대응을 강조했다. 아울러 최대 고용과 인플레이션 안정을 동시에 이루는 것이 올해 Fed의 과제라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고용률을 높이려면 긴 경기확장이 필요하지만 물가 안정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한 뒤 "고인플레이션은 완전 고용 달성의 심각한 위협"이라며 인플레이션 억제가 실업률을 낮추는 데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우리 경제와 사람들의 생각에 뿌리를 내리게 되면 훨씬 오랜 기간의 긴축 통화정책이 필요하고 이는 노동자들에게 더 나쁘다"라고 진단했다. 조속한 인플레 대응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파월 의장은 또 "내 생각에는 겸손하면서 민첩하게 움직여야 할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인플레이션 차단이 노동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Fed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Fed 고위 관계자들도 연이어 3월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매파'로 분류되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3월에 첫 금리 인상을 하고 연내에 3차례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3월 금리 상승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NYT는 12일 발표될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이달 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3월 금리 인상이 굳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CPI는 7.0% 상승해 40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팻 투미 의원 등 공화당 인사들은 파월 의장이 고용에 집착하다 인플레이션 대응이 늦어졌다는 지적하기도 했다. CNBC방송은 공화당 일부 의원들이 우려에도 불구하고 파월 의장 인준은 무난히 처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파월 의장은 주식 거래 논란으로 하루 전 사임을 발표한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 등 Fed 고위인사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한 의원들의 지적에는 "비슷한 일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을 곧 마련하겠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 후 뉴욕 증시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오후 3시 10분 현재 다우지수는 0.53%, S&P500 지수는 0.86%, 나스닥 지수는 1.4% 반등 중이다. 파월 의장 발언 후,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0.036%포인트 하락하며 1.744%로 내려온 것이 투자 심리를 안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