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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M’ 출입문부터 두드린 베테랑 경찰관 … 보이스피싱범 입금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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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M’ 출입문부터 두드린 베테랑 경찰관 … 보이스피싱범 입금 막았다 부산 연산동의 한 은행 ATM 부스 앞에서 지난 15일 부스터샷을 맞기 위해 병원으로 가던 정찬오 경감이 현금을 전송하던 보이스피싱범을 발견하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이미지출처=부산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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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35년 경찰 생활을 한 부산 연제경찰서 수사심사관 정찬오 경감은 정년을 맞아 1년 뒤 경찰을 떠난다.


지난 15일 오후 2시 28분께 코로나19 부스터샷을 맞기 위해 병원을 찾던 길이었다.


연제구 연산동의 한 국민은행 ATM기 앞을 지나던 정 경감. 오랜 수사경험에서 연마된 ‘촉’ 때문에 ‘직업병’이 발동했을까.


현금입출금 기계 위에 5만원권을 꽤 쌓아두고 입금하려는 젊은이의 모습이 그의 매의 눈에 꽂혔다.


20대 남성 A씨가 입출금기 위에 지폐를 쌓아놓고도 연거푸 호주머니에서 현금을 꺼내 헤아리고 있었다.


정 경감의 촉은 금세 직감과 확신에 닿았다. “보이스피싱범이다.”


먼저 112신고를 했다. 또 출동한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시간을 끌어야 했다. 돈을 다 송금해버리면 피해를 막는 데 실패할 지 모르기도 했다.


정 경감은 ATM기 출입문을 마구 두드렸다.


“여보시오 젊은이, 나도 급하게 돈을 찾아야 해요”. A씨가 동작을 멈추고 돌아보자 “많은 돈을 여기서 왜 입금하느냐”고 고함치듯 말했다.


당황한 A씨는 입금을 멈추고 나가려다 내처 따져 묻는 정 경감과 실랑이를 벌였다.


정 경감이 시간을 끄는 사이 토곡지구대 경찰과 연제경찰서 강력팀 형사들이 이미 현장에 도착했다.


보이스피싱 전달책 A씨가 검거되는 순간이었다. A씨는 피해자로부터 받은 2400만원 중 200만원을 ATM기에 입금하고 남은 금액도 넣으려던 참이었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경찰 35년 중 26년을 수사부서에서 근무한 베테랑 경찰관은 백신 맞으러 가다 보이스피싱범을 검거했다. 소중한 돈은 피해자에게 다시 되돌려 줄 수 있게 됐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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